노동자·도의원 경험 바탕 민생경제·철강산업 회복 최우선…“이차전지·수소·AI 등 미래 성장동력 육성”
박 시장이 내세운 시정의 핵심 키워드는 '민생'과 '현장'이다. 그는 취임사 연설에서도 "민선 9기 포항시정도 현장에서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포항의 경쟁력은 제조업 현장에 있다"며 "무너지는 지역경제를 다시 일으키고, 흔들리는 철강산업을 지켜내며, 청년이 다시 돌아오는 포항을 만드는 것이다. 그 책임을 결코 피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보고서보다 현장을 먼저 찾고, 말보다 실천으로, 약속보다 성과로 답하겠다'는 박용선 시장을 '일요신문i'가 만났다.

―취임 한 달여의 소회는.
"취임 이후 한 달여 동안 포항이 처한 현실과 시민 여러분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직접 살피겠다는 각오로 바쁘게 현장을 다녔다. 취임 첫날 새벽 죽도시장을 시작으로 포스코 출근길과 전통시장, 민생 현장을 찾아 시민 목소리를 듣고 여러 기업과 시민사회단체, 공공기관 관계자들도 만났다. 이제는 듣고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장에서 들은 목소리를 실제 변화로 옮기겠다."
―선거 과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시민의 목소리는.
"선거기간 포항 곳곳을 다니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민생경제를 살려 달라', '먹고사는 걱정 없이 살게 해 달라'는 말이었다. 특히 청년들에게서는 '포항을 떠나지 않고 이곳에서 일하며 살고 싶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선거 기간 하루 1만 5000보를 다니는 저를 보고 시민들께서 '뚜벅이'라고 불러주셨다. 그 이름에는 시민 곁에서 발로 뛰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현장을 다니겠지만, 이제는 현장에서 들은 문제를 해결하는 시장이 되겠다."
―'위대한 포항, 더 나은 내일'이 시정 슬로건이다. 민선 9기 포항시, 무엇이 달라지나.

―노동자·도의원 경험을 시정에 어떻게 녹일 건가.
"저는 철강산업 현장에서 18년간 노동자로 일하며 현장의 어려움과 노동의 무게를 직접 경험했고, 이후 12년간 도의회에서 의정 활동을 하며 시민의 요구를 정책과 예산으로 풀어내는 과정을 배웠다. 이러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시장으로서 시민의 삶에 더 가까이 다가가는 시정을 펼치겠다."
―민생경제와 철강산업 회복 방안은.
"포항 경제를 다시 일으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민생경제를 회복하고, 포항 경제의 뿌리인 철강산업의 경쟁력을 지켜내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고물가와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부담을 덜고, 골목상권에 활기를 불어넣어 민생경제 회복에 힘을 쏟겠다. 우선 희망동행 특례보증 등을 강화해 소상공인의 자금 부담을 덜고, '포항형 통합 배달플랫폼'으로 배달 수수료 부담도 낮추겠다. 또한 500억 원 규모의 소비쿠폰 발행을 추진해 지역 내 소비를 촉진하는 등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민생경제 회복을 이끌어내겠다. 동시에 포항 경제의 버팀목인 철강산업의 경쟁력 회복에 힘을 쏟겠다. 포스코와 신뢰를 바탕으로 지역 투자를 이끌어내고, 산업용 전기요금 등 현안에 적극 대응하는 한편 저탄소·고부가가치 철강으로의 전환을 뒷받침하겠다. 특히 하반기 신설되는 '철강산업과'를 중심으로 철강산업 위기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겠다."
―정책특보 ‘보은 인사’ 논란에 대한 입장은.
"정책특보 임명과 관련해 지역사회에서 여러 의견과 우려가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시정 초기 주요 현안을 속도감 있게 풀기 위한 인선이었지만, 시민들의 우려와 지적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 다양한 의견을 충분히 듣고 소통하면서 접점을 찾아가겠다. 결국 인사에 대한 평가는 정치적 해석보다 맡은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내는지로 판단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 역시 시민의 눈높이에서 앞으로 정책특보의 역할과 성과를 꼼꼼히 살피겠다."
―철강·이차전지 고도화와 기업 유치 전략은.
"철강의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이차전지·수소·AI·그래핀 등 미래산업을 키워 흔들리지 않는 다각화된 산업구조를 만들어가겠다. 이를 위해 포스텍과 방사광가속기, 나노융합기술원 등 세계적 수준의 R&D 인프라를 산업 현장과 연결해 포항만의 경쟁력을 더욱 높이겠다. 특히 포항의 뿌리산업인 철강은 저탄소·고부가가치 전환과 AI 융합으로 경쟁력을 회복하겠다. 이차전지는 최근 지정된 'K-차세대 전기추진선박 글로벌 혁신특구' 등을 기반으로 소재 중심에서 제조·실증·사업화로 영역을 넓혀 전주기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겠다. 수소·AI·그래핀 등 신산업도 연구개발에 머물지 않고 실증과 사업화로 이어지도록 관련 생태계를 확장하겠다. 수소연료전지 평가·실증센터, 포항 그래핀밸리,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등 핵심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 수도권 집중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기업을 유치하려면 포항만의 강점으로 투자할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 포항은 기회발전특구와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등 정책적 기반과 넓은 산업용지, 풍부한 전력·용수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기업에 필요한 기반을 적기에 제공하고, 앵커기업과 전후방 연관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겠다."
―지역별 전기요금제 도입에 어떻게 대응할 건가.
"지금 포항의 철강산업은 글로벌 공급과잉과 보호무역주의, 탄소규제에 산업용 전기요금 부담까지 겹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력 사용량이 많은 철강산업의 경쟁력을 지키기 위해서는 지역의 특성과 산업 여건을 반영한 합리적인 전기요금 체계가 필요하다. 특히 경북은 전력자립률이 약 250%에 이르는 대표적인 전력 생산 지역인 만큼, 지역에서 생산한 전력이 지역 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포항시는 경북도와 지역 정치권, 산업계 및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지역별 전기요금제가 포항의 철강산업 경쟁력을 지키고 AI 등 미래산업의 투자를 이끌어내는 실효성 있는 제도가 되도록 힘쓰겠다."
―포항 주요 현안의 국비 확보 전략은.
"올해 우리 시는 영일만 횡단대교 건설, 호미반도 국가 해양생태공원 조성, 전기차 배터리 자원순환 클러스터 운영 등 포항의 미래와 직결된 핵심 사업의 정부예산 반영을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정부예산안이 확정되면 국회 심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지역 국회의원, 경북도와 긴밀히 공조해 정부안에 반영되지 않았거나 요구액에 미치지 못한 사업은 시급성과 지역 균형발전 측면의 논리를 보강해 최대한 증액될 수 있도록 하겠다. 특히 철강산업과 국가산단을 보유한 포항의 특수성과 국가적 역할도 적극 설명하겠다."
―초고령사회에 대응할 노인복지 정책은.
"포항도 전체 인구의 25% 이상이 어르신인 초고령사회에 이미 진입했다. 이에 어르신이 건강하고 안정적인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돌봄·의료·일자리 등 생활 전반을 촘촘히 지원하는 것을 중요한 시정 과제로 삼고 있다. 특히 '포항형 지역사회 통합돌봄'을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전국 최초로 공공의료원 내 방문의료센터를 개소하고,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을 직접 찾아가 진료와 간호를 제공하는 병원안심동행 등 의료·돌봄·안전을 연계한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어르신을 단순한 돌봄의 대상이 아닌 지역사회의 소중한 자산으로 모시기 위해 경륜과 경험을 살린 노인 일자리를 확대해 사회 참여와 소득을 지원하겠다. 아울러 남구 노인복지관 신설과 스마트 경로당 구축 등 복지 인프라도 균형 있게 확충하면서 어르신에 대한 돌봄과 사회 참여가 조화를 이루는 고령친화도시 포항을 만들어가겠다."
―마지막으로 포항시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시민 여러분께서 보내주신 믿음과 기대를 결코 잊지 않겠다. 초심을 잃지 않고 시민의 삶을 더 나아지게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 시민과 함께 포항의 새로운 도약, '위대한 포항,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가겠다."
박용선 포항시장은 3선 경북도의원과 제12대 경북도의회 전반기 부의장을 지냈으며, 지난 4월 국민의힘 포항시장 후보로 공천됐다.
김은주 대구/경북 기자 kej29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