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꽃병 만들기 체험. 파이프로 유리공 불기. | ||
강화도 가는 길, 경기도 김포에는 유리 수공예품의 도가니 열기가 쌀쌀한 가을 바람을 잠재우는 현장, ‘그라스빌’이 자리잡고 있다. 무르익은 가을 정취도 느껴보고 생활 속의 아름다운 공예품을 직접 만들어 볼 수도 있는 곳이다.
연인과 가족들의 명소로 자리잡은 유리마을에서 스스로 유리 공예 장인이 되어 보는 기회를 가지는 것도 색다른 즐거움이 될 것이다.
1천4백℃의 도가니 속 열기가 생산 공장을 가득 메운 곳. 숙련공의 지시에 따라 파이프를 통해 입김을 불어넣는다. 비눗방울 불기처럼 주홍색으로 달궈진 유리가 부풀기 시작한다. 영롱한 유리공이 파이프 끝에 대롱대롱 커지는 모습에 다들 탄성을 내지른다.
입김 조절이 잘 안되는 아이들은 힘껏 불다 ‘퍽’ 하고 요란한 소리를 내며 유리공이 깨져버리기 일쑤다. 종이장처럼 얇게 깨진 유리가 신기하다.
나즈막한 산 언덕을 등에 업고 전원주택처럼 운치있게 들어서 있는 경기도 김포의 ‘그라스빌’에는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국도 변에 자리잡은 건물 옆으로 아담한 연못과 정자가 있어 한가로이 쉬어가기에도 좋고, 덤으로 유리 공예라는 특별한 체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리 공장의 소음이나 분진을 먼저 상상한 사람이라면 이곳은 그 선입견을 먼저 버려야 한다. 장인들의 입과 손으로 완성하는 유리 수공예품 제조가 우선이라 대량 생산의 유리 공장과 달리 비교적 깔끔하고 둘러보기에 편한 구조를 갖고 있다. 2층 공예품 전시실의 통유리를 통해 1층 유리 공장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어 신기한 제작 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다.
2층에서 체험 예약을 한 후 전시장 내의 눈부신 유리 공예품을 감상하는 일은 필수 코스. 몇 천원대의 생활 소품에서부터 예술적 가치를 지닌 고가의 공예품까지 다양한 종류의 유리 제품이 보는 이의 탄성을 자아낸다.
아이들이 특히 좋아하는 유리 공예 체험은 1층 유리 공장에서 숙련공의 도움을 받아 진행된다. 본격적인 꽃병 만들기에 앞서 먼저 스테인리스 파이프로 입김을 불어넣는 연습을 한다.
불에 달궈 액화된 상태의 뜨거운 유리 원료를 긴 파이프로 불어 유리공을 만드는 것이다. 이 과정을 두어 번 반복하고 난 후 드디어 실전에 도전한다. 빗살 무늬, 별, 하트 모양 등 다양한 몰드(주물을 넣는 틀)가 있는 곳으로 올라가면 숙련공들이 20시간 이상 도가니에서 녹인 유리를 파이프에 동그랗게 말아내 온다. 파이프를 몰드에 넣고 손으로 돌려가며 입김의 강도와 횟수를 조정하면 마술처럼 꽃병 하나가 뚝딱 완성된다.
비교적 간단하고 체험 시간은 짧지만 입김의 강도를 잘못 조절하면 유리가 휘어지거나 뭉개지기 때문에 지시에 따라 신중하게 해야 한다. 무형의 유리가 서서히 형태를 갖춘 꽃병이 되자 모두들 마냥 신기하기만 하다. 더러 누구의 작품이 더 멋지게 나오는지 신경전도 벌어진다.
▲ 비눗방울처럼 부푼 유리가 영롱한 빛을 발한다. 몰드에서 점차 꽃병의 모양이 완성되어가는 모습이 무척 신기하다(왼쪽부터). | ||
3시간 후, 잔뜩 기대하고 작품을 받아든 체험객들의 표정은 가지각색이다. 전시장 내의 작품만큼 멋지거나 화려하지 않아 실망하는 사람, 처음치고 잘 만들었다며 자화자찬하는 사람 등 느낌은 다르지만 모두들 나의 입김에서 탄생한 단 하나의 예술품이라는 생각에 뿌듯함을 감출 길 없다.
출발 전에 체크하자
▲문의: 그라스빌(경기도 김포시 월곶면 군하리) 031-981-2727 / www.glassvill. co.kr/개인은 상시 개방, 단체는 사전 예약 필요.
▲체험료: 1인당 1만원
▲유리공예(꽃병 제작) 체험-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2시까지. / 핸드페인팅 체험 매주 금토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Glass painting
▲가는 길: 6번 국도 김포공항 방향으로 가다 강화, 통진 방면 48번 국도로 우회전한 후 직진, 또는 김포대교 건너 김포 IC로 내려와 48번 국도 타고 직진, 월곶면 군하리 삼거리 지나 강화대교 3km 직전 오른편에 위치.
▲교통: 시외 직행(강화-신촌)/시외일반 1(강화-영등포), 3, 33(강화-안양)/시내좌석 959(김포대학-원당역) 이용, 군하리에서 내려 도보 15분, 택시로 5분 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