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닿는 곳에 ‘들꽃 천국’
▲ 피로를 말끔히 씻어주는 야생화 공원. | ||
야생화공원은 하얏트호텔 앞 옛 외국인아파트 부지에 자리하고 있다. 공원으로서는 그리 크지 않은 3천여 평에 지나지 않지만 1백86종의 야생화와 소나무를 비롯한 98종의 나무, 생태연못까지 갖춘 내실 있는 곳이다. 2002년 4월 완성됐으니 이제 겨우 석 돌이 지났다.
야생화공원을 처음 찾은 사람이라면 서울, 그것도 도심의 가장 중심부에 이런 생태천국이 자리잡고 있었나 감탄을 하게 된다. 신발을 양손에 벗어들고 맨발로 입구에 마련된 지압보로를 걸어 들어가면 들꽃들이 바람에 살랑거리며 인사를 한다. 마치 시골의 들녘에 온 것은 아닐까 착각이 들 정도. 남산 주위를 쌩쌩 달리는 자동차의 소음도 이곳까지 뚫고 들어오지는 못 한다.
향기식물원, 연못, 화목원, 죽림원, 음지식물원 등 다양하게 테마별로 조성된 공원을 둘러보는 데는 20분이면 족하다. 그러나 가는 걸음걸음을 잡아채는 꽃과 나비들의 군무를 보다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이곳은 어린이들을 위한 자연학습장이기도 하다. 범부채꽃, 줄무늬창포, 섬초롱꽃 등 아름다운 꽃들 외에도 대나무의 생장이라든지, 이끼가 어떻게 생기는지 직접 볼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습지생태를 관찰할 수 있는 작은 연못에는 부레옥잠이 가득이다.
공원에는 토끼도 몇 마리 있다. 놀라 달아날 법도 한데 사람들에게 익숙해졌는지 토끼들은 사람들의 시선에도 아랑곳없이 한가롭게 풀을 뜯는다.
만약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남산 야외식물원도 함께 둘러보길 권하고 싶다. 야외식물원은 ‘남산 제 모습 가꾸기 사업’을 진행하면서 남산의 자연환경을 저해하는 단독주택 50동을 철거하고 그 터에 지은 식물원으로 1997년 2월 개원됐다. 면적은 야생화공원의 6배에 달하는 1만8천여 평. 웬만한 수목원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무궁화원, 유실수원, 약용식물원, 꽃나무식물원 등 13개 주제로 나뉘어진 식물원에는 서울지방에서 자랄 수 있는 식물들 위주로 3백30여종이 있다.
남산 야외식물원에는 자연학습 프로그램운영 자원봉사자가 활동하고 있다. 단체로 방문할 경우에는 사전에 남산공원관리사무소로 연락하면 식물 안내 및 자연교육을 받을 수 있다.
남산 자원봉사자 모임인 남산사랑 (http://forum.netian.com /@namsan)에서는 매월 첫째·셋째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남산 식물교실을 개최하고 있으며 인터넷을 이용해 다양한 자연학습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문의: 남산공원 관리사무소 02-753-2563, 753-5576
▲가는 길: 야생화공원 주변은 주차공간이 없다. 따라서 반드시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한다. 지하철 1·4호선 서울역 4번 출구로 나와 402번이나 0014번을 타고 하얏트호텔 앞에서 하차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