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들의 추억 가득한 곳
경기도 양주시 장흥유원지 내에 자리한 청암민속박물관은 사설박물관이다. 30년 넘게 장흥에서 살아온 관장 정복모 씨의 놀라운 수집의 결과물이다. 이곳에는 연자방아와 돌절구, 삼태기, 호롱불 등 민속유물이 1만 2000여 점이나 전시돼 있다.
사실 이곳에는 아주 오랜 골동품이랄 것들이 그다지 많지는 않다. 대부분은 30~4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일상적으로 사용했던 생활용품들이다. 그래서 이곳은 향수를 잊지 못하는 중장년층에게 더욱 인기가 많다.
박물관은 민속종합박물관과 추억테마관, 청암아트홀, 야생화테마관 등으로 구성돼 있다. 민속종합박물관은 말 그대로 각종 민속유물과 생활용품들을 전시한 곳. 박물관 마당으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만나는 종합박물관 천장에는 다양한 크기의 망태기들이 마치 메주처럼 매달려 있고 중앙에는 연자방아가 놓여 있다. 좌우 전시대에는 손때 묻은 오래된 물건들이 진열돼 있다. 조그마한 2층 다락에는 지게 등 농기구들이 차곡차곡 쌓여 있다. 유물들에 대한 설명이 없는 것이 다소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유물전시관을 나와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테마전시관이 나온다. 이곳은 60~70년대 서민들의 생활상을 재현한 인형들이 전시된 곳. 대장간의 풍경이라든가, 좁은 방 한 칸에 온 가족이 모여 생활하는 모습, ‘아이스께끼’ 장수에 홀려 졸졸 좇아다니던 기억 등이 이곳에서 새록새록 되살아난다. 추억테마관과 이웃하고 있는 오른쪽 건물은 청암아트홀이다. 세계 각국의 민속탈 150여 점과 어렸을 적 사용했던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전시돼 있다.
▲ 장흥 청암민속박물관 앞 풍경. | ||
청암민속박물관에는 입장료를 따로 받는 사람이 없다. 다만 관람객의 양심에 맡길 뿐이다. 박물관 입구 우체통에 관람요금을 넣으면 된다. 이 돈은 모두 독거노인을 돕는 데 쓰인다.
한편 추억여행을 하느라 허기진 배는 피자성효인방에서 채우는 것도 좋다. 박물관장이 함께 운영하는 이색 피자집으로 장흥의 이름난 맛집 중 하나다. 이곳에서는 가족들이 직접 피자를 만들어보고 또 구워도 먹을 수 있는 피자체험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길잡이: 구파발에서 일영·송추 방면 349번 지방도→은평 뉴타운 개발현장 지나 직진→39번 국도 의정부 방면 우회전→장흥농협에서 우측 길로 진입 후 직진
★문의: 청암민속박물관(http://www. cheong-am.co.kr) 031-855-5100
김동옥 프리랜서 tou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