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큰한 ‘젓갈의 비밀’ 풀어보셔잉~
▲ 곰소 젓갈과 찰떡궁합인 곰소 염전. 아래는 풀치를 널어 말리는 모습. | ||
곰소항은 내륙으로 깊게 들어간 인근 줄포항이 점점 쌓이는 토사로 인해 수심이 낮아지자 일제가 그 대안으로 건설한 항구다. 일대의 농수산물들을 밀반출하기 위한 통로였다. 당시에는 화물선들이 드나들었다지만 지금은 이곳도 수심이 낮기로는 줄포와 마찬가지여서 작은 어선들만 분주히 오갈 뿐이다. 1987년 하루 두 차례씩 위도를 오가던 정기여객선도 1989년부터는 격포항으로 항로를 바꿨다.
물이 빠지면 곰소항 앞바다 일대는 드넓은 갯벌로 변한다. 갯벌에는 바지락이며 낙지 등이 지천이다. 사상 최악의 기름 유출 사건으로 가슴을 졸였지만 기름띠가 더 이상 남하하지 않아 이곳의 갯벌과 바다는 영향을 받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곰소항을 찾는 발길은 변함이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젓갈 맛을 보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곰소에는 젓갈집들이 한데 몰려 거대한 단지를 이루고 있다.
곰소 젓갈은 짜지 않고 달다. 그 이유는 소금에 있다. 김치나 젓갈이나 맛을 좌우하는 것은 소금이다. 요즘은 중국산 소금이 알게 모르게 많이 사용돼 본래의 맛을 느끼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하지만 곰소는 국산 소금만을 사용한다. 그것도 이곳 곰소에서 만든 최상품의 소금이다.
곰소항 앞에는 거대한 염전이 있다. 이 염전은 일제가 곰소항을 만들면서 함께 추진한 사업이다. 이곳에서 나는 수산물을 일본까지 변질되지 않게 가져가려면 소금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러나 일제시대의 염전은 지금과 같은 태양열로 바닷물을 증발시켜 소금을 생산하는 천일염전이 아니라 장작불을 떼어 소금을 얻는 자염전이었다. 천일염전으로 바뀐 것은 해방 직후의 일이다. 현재까지 남아 있는 소금창고들이 모두 1946년에 지어졌고 염전도 천일염으로 전환됐다. 당시에 비하면 쇠락한 편이지만 여전히 곰소 염전은 젓갈시장과 함께 경쟁력을 발휘하며 소금을 생산해내고 있다.
곰소 염전에서 난 소금으로 담근 젓갈은 그 종류만도 열 가지가 넘는다. 토하젓, 꼴뚜기젓, 가리비젓, 갈치속젓, 청어알젓 등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든 젓갈들이 입맛을 돋운다. 젓갈매장 뒤편으로는 젓갈정식을 파는 식당들이 널려 있다. 6000원짜리 정식을 하나 시키면 갖은 젓갈을 다 맛볼 수 있다.
그렇다고 젓갈맛만 보고 갈 수는 없다. 해거름까지 기다렸다가 곰소 일몰을 즐기자. 잔잔한 바다에 떠 있는 작은 배와 어우러진 곰소 일몰은 기억 속에서 쉽게 잊히지 않을 정도로 아름답다.
★길잡이: 서해안고속도로-부안IC 통과 후 바로 좌회전(부안군 관광안내소 사거리)-23번 국도(좌회전)-30번 국도-곰소
★문의: 부안군청 문화관광과(http:// www.buan.go.kr) 063-580-4191
김동옥 프리랜서 tou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