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리필 ‘조개 천국’
▲ 오이도종합어시장(위쪽).오이도 방파제 앞 개펄에서 조개를 캐는 사람들. | ||
지명에서도 알 수 있듯 오이도는 원래 섬이었던 곳이다. 1910년대까지만 해도 오이도와 바로 옆에 있는 옥구도는 모두 육지와 분리돼 있었다. 그러나 1922년 소금생산을 위해 염전을 만들면서 바다가 매립돼 두 섬은 육지가 되었다. 섬의 본 이름은 오이질도다. 18세기 중반까지 오이질도로 불리다가 그 이후 부르기 쉬운 오이도로 바뀌었다.
오이도는 경기만의 대표적인 갯벌지역이다. 오이도의 갯벌은 15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넓었다. 1994년 오이도와 대부도 방아머리를 잇는 총연장 12.7㎞의 시화방조제가 건설되면서 오이도의 지도는 다시 한 번 달라졌다. 이 역사적 대공사로 여의도의 60배에 달하는 토지가 새로 생겼지만 오이도는 갯벌의 절반가량을 내줘야 했다. 그러나 여전히 오이도의 갯벌은 어마어마한 넓이를 자랑한다. 물이 완전히 빠지면 그 끝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의 거대한 갯벌이 눈앞에 펼쳐지는데 그 모습이 가히 장관이다.
오이도 갯벌은 누구에게나 개방돼 있다. 호미, 모종삽, 바구니만 준비하면 조개와 낙지를 마음껏 잡을 수 있다. 문제는 마음가짐이다. 준비물보다 중요한 것은 체면을 벗어던지는 것이다. 설마 갯벌에 들어가면서 곱게 나올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닐 터. 한바탕 뒹굴 각오를 한다면 더 많은 수확을 얻을 수 있고 또한 더 큰 재미를 얻을 수 있다.
조개는 보통 한 곳에 몰려 있는 경우가 많다. 이리저리 아무데나 뒤적이며 호미로 긁어대고 삽으로 파댈 게 아니라, 조개가 발견된 곳을 중심으로 반경 1m 정도를 집중 공략하는 게 훨씬 현명하다. 마음이야 급하겠지만 잡은 조개를 바로 먹을 수는 없다. 해감을 시켜야 한다. 집으로 가져가 소금물에 하루 정도 담가두면 조개가 흙과 모래 등을 모두 뱉어낸다.
오이도 갯벌에는 널리고 널린 게 조개다. 그러나 한 자루씩 잡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몇 개 잡지 못 하는 사람도 있다. 그래서 이곳에는 조개잡이에 서툰 사람들을 위한 특별 ‘위로’ 장소가 따로 있다. 방파제 따라 즐비한 조개구이집이 바로 그곳이다.
오이도에는 다양한 조개를 실컷 맛볼 수 있는 조개구이집이 수십 곳 넘게 성업 중이다. 갯벌에서 쓸쓸히 나온 사람들의 마음을 다 안다는 듯 조개구이집들은 인심 한번 넉넉하다. 질릴 때까지 조개를 먹을 수 있단다. 한마디로 무한리필이라는 소리다. 손바닥보다 더 큰 키조개, 백합, 모시조개, 가리비…. 그 종류도 헤아릴 수 없는 조개들이 끊임없이 나온다. 그것도 모자라 동동주 무제한 제공 등의 부가서비스를 실시하는 곳도 있으니 잘 골라 들어간다면 배부르고 행복한 오이도 여행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오이도에서 나오는 길에는 종합어시장에도 한번 들러보자. 조개뿐만 아니라 각종 생선과 젓갈이 무척 싸다.
한편 오이도 주변에는 소래포구, 포동폐염전, 관곡지 등 가볼 만한 곳들이 많다. 특히 조선 전기의 유명 학자인 강희맹이 조성한 유명한 관곡지의 연꽃들이 요즘 기지개를 켜고 있으니 잊지 말도록 하자.
★길잡이: 영동고속도 월곶IC→좌회전 77번 국도→옥구고가도→오이도.
★문의: 오이도투어닷컴(http://www.oidotour.com) 031-499-6304, 시흥시청 문화계 031-310-2961
김동옥 프리랜서 tou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