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 충분한 확인 과정 거치지 않고 고시...주민 알 권리 침해 논란 비등
사등면 오량개발진흥지구 조감도
[경남=일요신문] 정민규 기자 = 거제시가 사등면 오량지구에 도시관리계획를 수립하는 과정에서 전략환경영향평가 요약서가 엉터리로 작성된 사실을 적발하고 그 저의가 무엇인지 진위 파악에 나서고 있다.
거제시 오량지구는 2002년 4월 23일 경남도 고시(2002-104호)로 사등관광지로 지정받아 2007년 10월 17일 최종 사등관광지 조성계획이 승인된 곳이다. 시와 조성사업실시 협약까지 맺었으나, 2015년 11월 5일 착공조차 하지 못해 사등관광지는 지정 실효됐다.
이러한 사등관광지를 2017년 9월에 시는 도시관리계획(변경)을 주민이 제안했다는 이유를 들어 복합형 지구단위계획구역 지정 및 계획 수립을 공고했다.
주민(지케이시티(주))이 제안한 내용에는 ‘조선산업의 불황에 따른 새로운 지역경제 활성화 대책이 필요하며, 귀촌 수요에 대응하는 귀촌 프로그램 활성화와 문화 농업(스마트 팜), 서비스업 등 관광타운 조성으로 낙후된 사등지역의 경쟁력 확보가 요구되는 실정이다’라고 밝히고 있다.
이어 사등면 오량리 1005번지 일원 면적 168,908㎡(관광지구 68,768㎡, 주거지구 100,140㎡)에 복합리조트시설, 상업시설, 팜복합시설, 단독주택 17동, 공동주택 14동(494세대) 등을 2020년 목표로 지케이시티(주)가 시행한다로 공고돼 있다.
2015년11월 5일 사등관광지가 지정 실효됐다면 시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국토법)에 따른 지역·지구 등에 관광·휴양개발진흥지구 · 제2종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지정된 이곳을 도시이용규제 기본법에 따라 지체 없이 그 사실을 고시하고, 국토이용정보체계에 등재해야 하나, 토지이용계획원 확인 결과 해제돼 있지 않았다.
지케이시티(주)는 2018년 8월에 거제시에 제출한 전략환경영향평가 요약서를 살펴보면 요약서 17쪽 주변 자연경관에 미치는 영향에 ‘오량천이 서쪽으로 유하해 동해로 유입’이라고 표기했다.
하지만 주지하다시피 거제시는 남해바다에 속한다. 남해인지 동해인지 구분도 못하고 있는 게 확인된 것이다.
이에 거치지 않고 2018년 1월 31일 거제시 공고(2018-176호) 전략환경영향평가 평가항목 등의 결정내용 15쪽에 승인기관 1이 요구한 거제시 부동산시장의 극심한 침체에 따른 주택보급률, 향후 유동인구, 인구 증가율, 관광수요 등을 고려한 사업계획 타당성 제시에 요구했다.
이에 지케이시티는 전략환경영향평가 요약서 20쪽에 인구 및 주거 란에 인구 101,534명, 인구밀도 673인/㎢, 세대당 인구 2.7인으로 자연적으로 2,547명이 증가하고 사회적으로 4,904명이 증가했으며, 주택보급은 총 86,322호로 보급률이 91.9%라고 기재했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거제시 공개 자료에 의하면 2018년 5월 기준 인구는 251,710명, 세대당 인구 2.5명, 일반가구 수는 총 100,636세대, 주택보급률은 2016년 기준 110.5%, 주택보급은 113,028호이며, 2017년 5월 대비 인구는 4,634명이 줄었다. 오량개발진흥지구가 속한 사등면은 5,734 세대, 인구는 14,055명이다.
엄연히 다른 결과를 두고 엉터리 공문서를 작성해 시에 제출한 저의가 의심스러운 부분은 환경영향평가협의회 전문가들의 의견에 잘 나타나 있다.
오량개발진흥지구를 심의한 전문가들은 “전반적으로 복합형 지구단위계획이 부적절하게 계획됐고, 사업자의 경제성 위주 사업구상안은 심층적으로 다시 검토돼야 한다. 조선산업 위기로 지역 부동산 시장은 극심한 침체인 상황에서 511세대 분양이 가능할지, 사업승인만 받고 장기간 방치될 것으로 우려돼 이에 대한 대안마련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거제시 관계자는 “전략환경영향평가 요약서는 결정문이 아니기에 결정문에는 바르게 기재된다”며 “요약서에 남해를 동해로 표기된 것은 미쳐 살펴보지 못했다. 지케이시티가 요약서 작성 기준점이 어떠한지 관계자를 불러 진상파악을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인근 지역주민은 “관공서에 제출하는 모든 서류는 공문서라고 알고 있는데, 공문서를 엉터리로 기재하고, 이를 검증절차 없이 고시하면 일반 시민들은 시를 믿고 거짓을 사실로 받아들이는 결과를 만든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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