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대 정의당 의원
김 의원은 7월 5일 페이스북 “특수 활동비 보고 절망했다”란 제목의 글에서 “국회 등원하고 나서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가 단 둘이서 저녁이나 먹자고 해서 나간 적이 있습니다”며 자신이 겪은 일화를 전했다.
이어 “저녁 식사가 끝날 무렵 그 관계자는 돌연 ‘의정활동에 보태시라’며 봉투를 양복 안주머니에 찔러 주는 것입니다. 갑작스런 상황에 놀라서 적응을 하지 못했습니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오면서 보니까 상당한 금액이 담겨 있더군요. 서둘러 다시 사람을 불러 ‘돌려주라’고 지시하고 귀가하였습니다”며 ”도대체 이게 무슨 돈인가? 나중에 소문으로 듣자니 줄곧 이어져 온 관행이라는 겁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아마도 정부 특수 활동비 중에서 의원 몫으로 얼마 간 책정이 되어 있는데, 그걸 전달했나 봅니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문재인 정부 들어와서 그런 관행은 사라졌습니다. 당연하지요. 박근혜 전 대통령까지도 특수 활동비를 상납 받은 죄로 기소되었는데 정부가 더 이상 봉투를 돌리기는 어려웠을 것입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제 내역이 공개된 국회 특수 활동비 면면은 우리를 절망하게 합니다. 3년 간 230억원의 활동비를 면면을 보면, 이 돈의 사용 액수에 따른 권력의 서열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며 “더 나아가 왜 국회의원들이 그토록 정당의 대표와 상임위원장과 같은 자리에 연연했는지, 그 이유를 알게 됩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줄곧 비교섭단체였던 정의당은 이런 사정을 몰랐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진실의 전부는 아닙니다. 특수 활동비 외에도 업무추진비는 또 별도로 지급됩니다”며 “이런 국회가 과연 박근혜 대통령과 그 측근들이 특수 활동비를 상납 받았다고 비난할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럽습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자신도 가끔 명분이 의심스러운 돈이 통장에 찍힌 기억이 있습니다. 그 사정을 알아봐야겠습니다”며 “그들이 그 돈을 받고 얼마나 열심히 일했는지는 모르나, 이 돈은 기득권의 서열일 뿐이지 국회의원의 직무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국회는 원내 대표 몇 사람의 협상에 볼모로 잡혀 전 상임위가 반년 가까이 가동되지 못하고 놀기만 했습니다. 노회찬 대표께서는 교섭단체에 지급되는 몫으로 나온 특수 활동비를 반납하면서 ‘이런 관행을 끝장 내자’고 호소한 바 있습니다”고 말했다.
이어 “더 이상 지체하면 안 됩니다. 이 돈은 국회의 수치이자, 합법적인 부패요, 정치를 병들게 해 온 주범입니다”며 “내년에는 선거가 없습니다. 돈이 필요 없는 해입니다. 7월 중에 국회의원 후원회를 폐지합니다. 저에 대한 후원은 마음으로만 해주시기 바랍니다”고 설명했다.
최선재 기자 su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