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발탁 욕심에 “리그에서 좋은 모습 보이는 게 우선”
대구 FC 골키퍼 조현우.
[일요신문] ‘팔공산 데헤아’ 조현우가 경기장을 찾아준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8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K리그 15라운드 대구 FC와 FC 서울의 경기는 그야말로 조현우의 독무대였다.
이날 대구스타디움에는 약 1만 3000여 명의 관중들이 운집했다. 시즌 평균에 4배를 웃도는 수치였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맹활약을 펼친 조현우를 보기위한 인파였다. 많은 인파가 몰리며 경기 시작 시간이 한참 남았음에도 입장권을 구매하기 위한 줄이 늘어설 정도였다.
대구 FC 구단도 이를 십분 활용했다. 조현우의 이름을 내건 이벤트가 이어졌다. 하프타임에는 월드컵과 K리그에서 활약하는 조현우의 영상이 나오기도 했다.
경기에선 조현우가 2실점했다. 그럼에도 대구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따라붙어 2-2 무승부를 만들었다. 월드컵 마지막경기 독일 전에서 조현우가 동료들에게 “포기하지마”를 외치던 모습이 오버랩됐다.
조현우는 경기를 마치고 수훈선수 인터뷰에도 나섰다. 그는 연신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월드컵 스타로 떠오른 조현우를 주목 하는 이는 대구 팬들 뿐만이 아니다. 조현우는 다가오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와일드카드 후보로도 점쳐지고 있다. 그는 이에 대해 “욕심이 난다”면서도 “국민들 관심이 많이 몰려있기에 기대에 부응하겠다. 리그 경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던 고요한과의 재회에도 눈길이 쏠렸다. 조현우는 “요한이 형과 1개월 반 정도 같이 지냈는데 이렇게 만나니 느낌이 이상했다”면서 “각자 소속팀이 있고 승패를 놓고 다퉈야 하기 때문에 좋은 경기 하자고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대구=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
▲ 다음은 조현우의 경기 후 인터뷰 전문
―경기 소감
많은 분들이 찾아주셨다. 대구스타디움 열기가 이렇게 뜨거울줄 몰랐다. 경기에 이기지 못해 아쉽지만 팬분들이 즐거우셨으면 좋겠다.
―평소에 안오던 분들도 오시고 처음 오신분도 많다. 부담은 없었나.
부담은 없었다. 멀리서 오신 분들한테 싸인도 해드리고 싶은데 여건이 허락되지 않아 굉장히 조심스럽고 아쉽다. 앞으로도 많이 오셔서 응원해 주시면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될 것 같다. 다시 한 번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위상이 달라진게 실감 되나.
제가 경기에서 공을 잡을때마다 환호를 해주시고 이름이 들리는게 처음이라 놀랍다. 믿음에 부합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경기 시작전에 고요한과 무슨 이야기 나눴나.
1개월 반 정도 요한이형과 같이 지냈는데 이렇게 만나니 느낌이 이상했다. 그래도 각자 팀이 있고 승패를 겨뤄야 하기 때문에 서로 좋은 경기하자고 이야기했다. 요한이형도 대구에 이렇게 환호를 받는 것에 놀랐다더라. 나중에 또 만나겠지만 누구든 경기할 때만큼은 좋은 경기하도록 하겠다.
―이른 시점에 2실점 하고 동점이 됐는데 기분 어땠나.
경기전에 수비 미팅을 많이 했었다. 그래도 훈련때 수비에 불안한 부분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축구란게 당연히 실점을하고 득점을 하는 경기다. 외국인 선수들을 우리도 믿었고 그들도 믿음을 줬다. 아쉽지만 동점이 돼서 다행이라 생각했다. 경기는 준비한대로 됐다고 생각한다. 다만 팬분들이 많이 찾아주셨는데 승리하지 못한 부분이 크게 아쉽다.
―아시안게임 차출에 대한 생각은.
물론 저도 당연히 욕심이 있다. 하지만 이번 한달 간 경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김학범 감독께도 제 플레이를 보여드려야 한다. 국민들 관심이 많이 쏠려 있기에 기대에 부응하기도 해야한다. 안드레 감독님께서도 말씀을 해주셔서 감사드린다.
―이기지 못했다는 아쉬움에 관중들이 줄어들 수 있다는 불안감은 없나
경기력에 대해서는 선수들도 긍정적이다. 아쉽기는 하다. 다음 경기에도 많이들 와주시면 좋을텐데. 우리가 좋은 경기를 보이면 더 많은 관중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대구에 축구 열기가 많이 올라왔기 때문에 크게 걱정은 하지 않는다.
―대구 시민들에게 앞으로의 포부를 이야기한다면.
입단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최선을 다해왔다. 그래서 월드컵이라는 기회도 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대구에서 은퇴하고 싶다는 표현도 한적 있다. 올 시즌만큼은 대구에서 좋은 모습 보여드릴 것이고 사랑해달라는 말씀 드리고 싶다. 앞으로도 대구를 사랑할 것이고 더 큰 꿈이 있기에 다른 선택을 하더라도 마무리는 대구에서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