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보트 플레이는 언제나 커다란 실망감과 함께 미스 샷을 유발하기 때문. 스핀이 제대로 걸리지 않는 것은 둘째치고 아마추어 골퍼들은 땅을 치거나 탑볼을 치기 일쑤다.
하지만 골프 룰이 고쳐지지 않는 한 디보트 위에 놓여진 공을 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
그렇다면 해결책은 최대한 디보트를 적게 만들고 이미 만들어진 디보트는 빠른 복구를 위해 정리해 주는 것뿐인데 대부분의 골퍼들은 자신이 멋지게 친 볼이 디보트 자국에 들어가 있는 것은 싫어하면서 스스로 그것을 만드는 일에는 개의치 않는 경우가 많다.
언젠가 라운드를 할 때 눈에 띄게 그런 행동을 하는 골퍼와 플레이한 적이 있다. 그 분은 샷을 하기 전에 연습 스윙을 하면서 있는 힘껏 땅을 내리쳤다. 그럴 때마다 두꺼운 두께의 흙과 잔디가 떨어져 나가고 한 샷을 하기 위해 서너 번은 디보트를 내곤 했다.
깊게 파인 디보트에 경기 도우미가 모래를 덮었으나 만약 누군가의 공이 그 곳에 들어가기라도 한다면 영락없이 벙커의 기분을 맛볼 만큼 잔디는 엉망이 돼 있었다. 보기에도 안 좋을 뿐만 아니라 연습 스윙의 의미보다 마치 잔디에다 화풀이라도 하는 것처럼 우스워 보이기만 했다.
이처럼 상대방을 존중하는 스포츠인 골프 경기에서 플레이 도중 필요 이상으로 디보트를 내는 습관은 샷을 위한 연습이 아니라 매너에 어긋나는 행동이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잔디는 외국의 잔디와 비교할 때 품질이 다르다. TV중계에서 보듯이 외국의 잔디는 샷을 한 직후 덩어리째 떨어져나가 그 부분만 주워 덮어 주면 쉽게 수리할 수 있는 반면 우리나라 잔디는 원상 복구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고 푹 파여진 부분에 모래를 메운다 해도 공이 디보트 안에 들어가게 되면 벙커에 들어간 것과 다를 바 없는 경우가 많다.
샷을 위한 준비 스윙은 가볍게 잔디를 스치는 정도만 해도 충분하다. 채가 박힐 정도로 땅을 파는 것은 품격만 떨어뜨리는 일. 또 피치 못하게 생긴 디보트는 반드시 모래를 덮고 발로 잘 밟아 최대한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가지 않게 처리해야 한다.
나의 디보트 매너, 다시 한번 체크해 보자.
미스코리아 출신 골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