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할 교육청 “신고하면 조사하겠다” 뒷짐…불법 운영 학원 “교육청 자문 구했다” 당당
강남서초의 한 학원 앞에 자정 가까이에 아이들이 각자 집이 아닌 거리에서 서성이고 있다. 이들은 학원 뒤편에 위치한 빌라에서 주말마다 생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요신문] ‘대한민국 사교육 1번지’ 강남·서초지역 학원가에서 심야교습과 합숙알선 등 불법·편법 운영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일요신문TV 불특정다수’는 지난 6월부터 일부 학원의 불법영업과 관련한 제보를 받고 심야 잠복 취재 등을 실시했다. 그 결과 밤 늦은 시간 학원 수업을 마치고 학생들이 인근 숙소로 일제히 향하는 모습을 포착했다.
과거부터 이 같은 형태로 학원을 운영해온 것으로 알려진 학원 대표 A 씨는 “여전히 숙소를 운영하는 주말반 수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숙소를 학원 명의가 아닌 제3자에게 임대를 받고 비용 또한 그 사람에게 가게 해놓는 방식”이라며 영업 형태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관할 교육청인 서울 강남서초교육지원청에서는 이 같은 상황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지원청 관계자는 “우리 관내에는 단 한 개의 기숙학원도 설립돼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불법 기숙학원의 실태를 전하자 “개선이 필요하다. 조치를 취할테니 신고를 해 달라”고 요청했다.
지난 2008년 사교육 과열을 막기 위해 ‘서울시 심야교습 금지 조례’가 제정된 바 있다. 이에 서울지역 학원은 오후 10시가 되면 수업을 종료해야 한다.
그럼에도 강남·서초 일대에서는 여전히 심야 수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교육당국의 적극적인 대처와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