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박원순 시장이 한 달 간의 삼양동 옥탑방 살이를 마무리했다. 사진=박혜리 기자
지난 7월 22일 박 시장은 강북구 삼양동의 옥탑방에 입주했다. 박 시장이 거주한 옥탑방은 방 2개에 거실과 화장실이 있는 철골조 주택으로 에어컨은 설치되지 않았다. 박 시장 부부와 보좌진은 이곳에서 선풍기 2대로 더위를 났다.
박 시장은 평일에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삼양동 옥탑방에서 서울시청까지 출퇴근했다. 옥탑방이 솔샘역 근처라 박 시장은 주로 지하철을 이용했으며 경우에 따라 따릉이와 버스를 이용하기도 했다. 8월 1일 박 시장의 인스타그램에는 “오늘은 따릉이와 지하철을 타고 출근했는데 사람들이 모두 핸드폰 보느라 저를 알아보지 못하네요 ㅋㅋ“라는 글이 올라왔다. 8월 2일 트위터를 통해서는 “지금 152번 버스로 출근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시민들이 많이 사진 찍자고 하시네요“라고 밝히기도 했다.
사진=박원순 시장 인스타그램 캡처
박 시장은 SNS를 통해 부인 강난희 여사와 동네 주민들과 접촉하는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출근 전이나 퇴근 이후의 시간에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쓰레기를 줍는 등의 모습들이다. 서울시 관계자에 따르면 사진은 주로 보좌진이 촬영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7월 25일 박 시장의 인스타그램에는 쓰레기를 줍는 사진과 함께 “오늘은 삼양동 주민으로서 3일째입니다. 6시부터 한 시간 동안 마을 청소로부터 시작했습니다. 쓰레기봉투 여러 개가 채워졌네요. 마을살이 더 빡세게 하겠습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문재인 대통령이 박 시장에게 선풍기를 선물한 것을 두고도 SNS상 작은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박 시장은 7월 27일 인스타그램를 통해 선풍기 사진을 올리며 “삼양동 옥탑방에 선풍기가 들어왔다. 문재인 대통령께서 무더위에 수고한다고 보내셨다. 감사하다”고 인증했다.
이에 대해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7월 28일 페이스북을 통해 “옥탑방 박원순 시장에게 문대통령이 선풍기 보냈네요. 완전 신파 코메디”라고 비판했다. 이어 하 의원은 “에어콘 켜서 맑은 정신에 최대한 열심히 일하는게 맞지 않을까요? 제가 가족들과 사는 곳이 더운 꼭대기층이어서 그런지 전혀 감응이 없네요. 진정 서민 체험하고 싶다면 한달이 아니라 임기 4년 내내 옥탑방 사시길 권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사진=박원순 시장 인스타그램 캡처
하 의원의 비판에 박 시장도 정면으로 대응에 나섰다. 박 시장은 7월 30일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여기 놀러 온 게 아닙니다. 서민 체험하러 온 것도 아닙니다. 저는 여기 일하러 왔습니다”라며 “시원한 에어컨 아래 대신, 뜨거운 시민 속에 있어보니 잘 안보이던 것들, 놓치고 넘어갔을 것들이 보입니다. 걱정과 우려, 비판은 감사히 받겠습니다. 하지만 민생 현장을 조롱해서는 안 됩니다”라고 밝혔다.
박 시장은 SNS를 통해 강북구를 위해 힘쓰고 있는 시민과 단체의 사례를 언급하기도 했다. 박 시장은 7월 30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강북구 어진이마을 주민모임 대표 배증윤 씨를 소개하며 “온갖 전단지로 흉한 몰골이 된 전봇대를 이렇게 마로 둘러 예쁜 전봇대로 바꾸어 버렸네요.마을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는 주체는 결국 주민입니다”라고 밝혔다. 8월 10일에는 “강북구의 효성교회. 고맙게도 주차장을 시민들에게 개방해 준다. 참 고맙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한 달 간의 옥탑방 살이를 마친 박 시장은 19일 오후 2시 강북문화예술회관에서 ‘동고동락 정책발표회’를 열고 삼양동 살이에 대한 소감을 밝힐 예정이다. 이번 정책발표회에서는 강북과 강남의 격차를 해소할 방안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박혜리 기자 ssssch3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