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마라톤 인구는 1997년과 1998년을 기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현재 공식 마라톤대회에 참가하는 사람만 80만 명에 달하고, 건강을 위해 달리기를 하는 사람은 무려 4백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2001년 6월, 우리나라 마라톤 인구에 비해 러닝 전문지가 전무한 것을 안타깝게 여겼던 이보양 사장((주)한강미디어 대표이사)은 러닝 종합 정보지를 창간하였다. 창간을 준비할 당시 필자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필자 또한 전문가로서의 조언과 원고게재 등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려고 애썼던 기억이 난다.
이 사장은 러너들에게 좋은 읽을거리를 전해주기 위해 언제 어디서나 최선을 다했고 본인이 직접 달리지 않고서는 제대로 된 정보지가 나올 수 없다며 달리기도 열심히 했다. 그렇게 열심히 달리던 그가 하루는 발에 물집이 생겨 제대로 달릴 수 없다며 속상해 했다. 직접 발을 확인해 보니 양발에 크고 작은 물집들이 형성되어 있었고 그동안 처치 방법을 몰라 아파도 참고 달렸던 것이다.
물집은 달리는 동안 반복되는 자극에 의해 주로 생기며 발에 맞지 않는 신발을 신거나 오랫동안 달렸을 때도 생기기 쉽다. 자극을 받은 부분이 빨갛게 되어 통증을 느끼게 되며, 수포나 혈포가 생기는 것이다. 작게는 콩알 크기에서 크게는 갓난아이 주먹 크기까지 다양하다. 이 수포는 표피와 진피 사이에 림프 등이 괸 것이며, 수포가 파열되어 표피가 벗겨질 경우 진피가 노출되어 통증은 더욱 심해진다.
필자는 바늘과 실, 소독약을 구해 마라톤 선수들 사이에서 통하는 방법을 그대로 해 주었다. 우선 바늘에 실을 꿰어 소독한 후 물집 가장자리에 바늘을 찔러 넣고 반대편 가장자리로 빼내 실이 물집을 관통하여 걸쳐지게 한다. 다음 바늘 머리의 실을 자르고 물집 부위를 손으로 살짝 눌러 물을 빼 준다. 이 상태에서 하루가 지난 뒤 실을 자연스럽게 빼주면 된다. 상태에 따라 표피가 자연스럽게 붙는 경우도 있고, 굳어져서 떨어지며 새 조직이 생기기도 한다. 만약 수포가 파열되어 표피가 벗겨졌을 경우에는 표피를 덮은 채 살균제가 들어있는 연고를 바르고 붕대를 감는다. 물집이 생겼을 때 주의해야 할 점은 물에 닿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당시 이 사장은 위와 같은 처치방법에 상당히 의아해 하며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 역력했으나 며칠 뒤 물집이 다 나았다며 고맙다는 전화가 왔다. 그리고 다른 러너들에게도 이 같은 좋은 방법을 알려주면 도움이 될 것이라며 지면에 써줄 것을 부탁하기도 했다.
(주)런너스클럽 홍보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