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혹은 연극인으로 유명한 유인촌 서울문화재단 대표는 지난 7월부터 매주 수요일 오후 7시 남산 산책로에서 일반시민들 및 재단직원, 친분이 있는 연예인과 함께 ‘문화가꿈달리기’행사를 진행한다.
필자도 얼마 전부터 이 행사에 참여하게 됐다. 행사에 참여한 첫날, 유 대표와 인사를 나눴고 짧은 반바지에 운동화를 신은 유 대표는 웬만한 젊은 사람 못지않은 탄탄한 몸매를 유지하고 있었다. 유 대표가 달리기를 시작한 지는 3개월 정도 됐고 지난 3일 마라톤대회 하프코스에서 1시간 59분대를 기록했다. 내년 가을쯤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하겠다는 계획 아래 ‘몸만들기’를 하고 있는 셈이다.
달리기가 시작되자 유 대표는 예상대로 빠른 페이스로 달렸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는 코스에서도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잘 달렸다. 달리면서도 시종일관 여유있는 표정으로 운동하는 시민들과도 가볍게 인사를 나누는 넉넉함까지 보여줬다.
그렇게 유 대표와 호흡을 맞추며 나란히 달리던 중 필자는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언뜻 보면 전혀 힘들어 보이지 않았지만 오르막에서는 다리에 힘이 빠지는 듯 무척 괴로워 한다는 사실이다.
원인은 이렇다. 유 대표는 요즘 달리는 법을 제대로 배우고 있었다. ‘발을 내디딜 때 반드시 뒤꿈치부터 땅에 닿도록 하고 지면에 발을 붙이듯이 낮게 미끄러지듯 뛰어야 한다’는 규칙을 잘 이행하고 있었던 것이다.
오르막의 경사가 낮을 경우에는 평지에서와 같이 뒤꿈치로 착지하여 발끝으로 차고 나가면 되지만, 경사도가 심할 경우에는 발끝으로 착지하여 발끝으로 차고 올라가야 한다. 그래야만 오르막을 효율적으로 올라갈 수 있으며, 신체의 경사도를 효과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필자는 오르막을 오를 때마다 유 대표에게 “달리기에서 유일하게 발끝으로 착지가 허락되는 곳이 오르막입니다” “평지에서보다 상체의 각도를 전방으로 기울어지게 하고 허벅지를 올리세요”라고 주문했고 유 대표도 필자의 조언에 잘 따라 주었다.
달리면서 유 대표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마라톤은 자신과의 싸움이다. 힘들 때 다른 사람이 그 괴로움을 대신해 줄 수 없지만 모든 역경을 이겨낸 뒤 얻는 기쁨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몸만 허락한다면 환갑 이후에도 계속 달리고 싶다”는 유 대표의 말이 깊은 인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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