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결혼식에 주차업체 관계자 300만 원 축의금, 즉시 반환하고 수사의뢰했지만 뒷말
송파구 한 공영주차장. 사진=송파구청
송파구청과 공단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3월 열린 공단 K 이사장 딸의 결혼식에서 무인주차 등 스마트 주차 솔루션 업체인 P 사 소속 A 씨가 신부 측에 결혼식 축의금으로 300만 원을 몰래 낸 것에 대해 김 이사장이 당시 몹시 불편해 했다고 전한다. P 사는 공공부문 주차 부문에서 강세를 보이면서 지난해 250억 원 안팎의 매출을 달성한 회사로 성장했으며 A 씨는 회사 대표는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K 이사장은 사실을 확인하자 수소문 끝에 A 씨를 불러 확인서를 쓰게 하고 축의금을 돌려줬고, 공단 감사실을 통해 수사기관에 사건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 수사를 거쳐 검찰은 A 씨를 약식기소해 벌금형을 확정했지만 이사장에 대해선 현재까지 기소 여부를 결정하지 않고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공단은 송파구청 관할의 역내 주차장, 문화와생활레저 시설, 환경 시설을 운영·관리하고 있다. 공단의 주차장 사업과 관련해 P 사는 올 초 송파구 역내 공단이 운영하는 근린공원 주차장 무인 정산시스템 구축했다. 이후 P 사는 지난 3월 공단의 의뢰를 받아 지난 3월 송파구 공영주차장들의 통합시스템 구축 작업을 시작해 2개월만인 5월에 완료했다.
김영란법은 지난 1월부터 공무원, 공기업 임직원, 언론사 임직원, 사립학교 교직원 중 본인이나 배우자가 직무와 관련된 이에게 받을 수 있는 축의금과 조의금 등 경조사비를 5만 원 이하로 제한했다. 아울러 이 법은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에 상관없이 동일인으로부터 1회 100만 원, 1년 300만 원을 초과하는 금품이나 향응을 받으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K 이사장은 “결혼식을 마치고 축의금들을 확인해보니 문제의 축의금을 발견했다. 당시 몹시 불코했고 즉시 대처를 완료했다. 축의금을 전달한 사람과 일면식도 없었고 왜 전달했는지도 모른다. 경찰의 조사를 마쳤고 지난 3 월 종결된 사안으로 알고 있다. 6개월이 지난 현재 사의를 표명했다. 이와 전혀 무관한 사안이다”라고 강변했다.
P 사는 사실관계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확인하고 연락주겠다”는 답변만 반복했다.
이에 대해 공단 측 관계자들은 이사장의 행동이 어떠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공단 감사실 관계자는 “K 이사장은 결혼식 당시 신부의 아버지로서 일일이 축의금을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사장은 즉시 축의금을 돌려줬고 감사실에 신고했다”며 “법상 이사장의 행동은 어떠한 문제가 없는데 왜 구설에 오르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공단 주차장팀 관계자는 “공단은 시스템 구축 사업자 선정에 개입할 여지가 없다. 정부와 공공기관이 1억 원 이상 장비와 시스템을 구매하려면 조달청 나라장터룰 의무적으로 이용해야 한다. 조달청이 입찰하고 계약한다. 해당 사업과 관련해 나라장터에 가장 낮은 가격을 제시한 업체가 P사여서 구매했을 뿐이다. 또한 A 씨가 우연히 공단 관계자로부터 K 이사장 자녀의 결혼 소식을 듣고 문제의 축의금을 낸 것으로 안다”고 강조했다.
김영란법 소관부처인 국민권익위원회 관계자는 “법에서 정한 한도를 초과해 금품 등을 받은 사람은 스스로 법 위반 사실을 자진 신고할 경우 형사처벌, 과태료 부과, 징계처분, 행정처분 등을 감경하거나 면제받을 수 있다. 관건은 지체 없이 반환하고 신고했는지 여부다”라고 밝혔다.
해당 공단 이사장 임명 권한은 송파구청장이 가지고 있다. 송파구청 국장 출신인 K 이사장은 2014년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 소속 후보로 출마해 재선을 노리던 박춘희 당시 송파구청장 선거캠프에서 활동하면서 박 후보의 재선에 기여했다. 이후 K 이사장은 송파구자원봉센터장 등을 거쳐 2017년 6월 공단 이사장에 취임했다. 그런데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3선을 노리던 박춘희 후보를 누리고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성수 후보가 구청장으로 당선되면서 송파구청 안팎에서 K 이사장에 대한 사퇴 압박이 있덨던 것으로 전해진다.
공공운수노조 공단지회 관계자는 “K 이사장은 지난해 취임하면서 공단 설립 이래 전례 없는 임기 3년 계약서를 써서 임기를 보장받으려 해 왔다. 여러 이유로 결국 사의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장익창 기자 sanbad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