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심실 보조 장치… 심장이식 어려운 환자에 새 생명 찾아줘
(사진=동산병원 제공)
[대구=일요신문] 최창현 기자 = 계명대 동산병원(병원장 송광순)이 수도권 제외, 지역 최초로 ‘좌심실 보조 장치(Left Ventricular Assist Device:LVAD)’를 이식하는데 성공했다.
이로써 심장이식이 어려운 지역의 말기 심부전 환자에게도 치료의 새 활로가 열렸다.
5일 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 심장이식팀은 말기 심부전을 앓던 김모(58)씨에게 지난달 18일 인공심장인 좌심실 보조 장치를 이식하는데 성공했다.
환자는 2016년 급성 심근경색이 발병, 관상동맥우회술과 관상동맥 스텐트 삽입술을 시행했다. 하지만 심장 기능은 점차 악화되어 약물 치료에도 호전이 없었고, 고농도의 강심제에 의존해야만 견딜 수 있는 상태였다. 또한 간경화가 동반돼 심장이식의 어려움이 있었고, 좌심실 보조 장치의 이식이 유일한 치료 방법이었던 것.
병원 관계자는 “환자는 고가의 치료비로 수술할 엄두를 내지 못했으나, 지난달부터 좌심실 보조 장치 치료술의 건강보험 적용으로 이식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라며, “현재 수술 후 5일 만에 중환자실에서 일반 병실로 옮길 만큼 순조롭게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고 전했다.
좌심실 보조 장치는 주로 말기 심부전 환자의 좌심실 기능을 기계적으로 대체하기 위해 사용돼 ‘인공심장’이라고 불린다. 심장 대신 우리 몸에 혈액을 공급하는데, 심장끝부분에 이식한 펌프가 전기 신호를 받아 좌심실에 들어온 혈액을 빨아내어 대동맥으로 보내게 되면 온 몸으로 혈액이 공급된다.
이러한 인공심장이식은 약물치료만 받았을 경우와 비교해 생존율이 높고, 보조 장치의 성능 향상과 수술 기술의 발전으로 2년 생존율이 80%에 육박하고 있어 심장이식 대기자와 심장이식이 어려운 고령 및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에게는 희망이자 유일한 치료방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병원측의 설명이다. .
이식수술을 집도한 장우성·김재범 교수(흉부외과)는 “이번에 인공심장을 이식받은 환자의 경우, 심부전 외에 기저질환을 앓고 있었기 때문에 심장이식이 어려워 인공심장이식을 시행했다”며, “환자는 심장기능을 서서히 회복하고 있으며 향후 일상생활을 하는데 큰 무리가 없을 정도의 긍정적인 수술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주치의 김인철 교수(심장내과)는 “약물치료나 수술적 치료가 불가능한 말기 심부전 환자의 삶의 질은 상당히 낮다. 따라서 인공심장이식이 절실한 환자들이 많지만, 인공심장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낮고 무엇보다 상당한 치료비용 때문에 활발히 시행되지 못했다”라며, “그러나 좌심실 보조 장치의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생사의 고비에 있던 말기 심부전 환자들에게 경제적 부담이 크게 줄어 치료의 활로가 열렸다”고 말했다.
한편 동산병원은 지난해 대구·경북 최초로 심장이식을 성공한 이후 현재까지 27례 시행, 지역 심장이식수술의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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