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앨범 빅히트 어마어마한 팬덤 여전한데…활동 연장 여부는 “논의중”
현재 연예계의 최대 관심사 가운데 하나는 워너원의 활동 기한 만료 이후의 행보다. 어떤 식으로든 그룹 활동을 이어갈지, 아니면 각자 몸담은 소속사로 돌아가 새로운 무대에 설지 전망이 난무하고 있다. 11월 말에 접어든 지금까지도 그룹 행보나 멤버들의 활동에 대한 방향은 뚜렷하게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유독 향후 계획에 있어서 신중한 태도를 보이며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확실히 드러나지 않을수록 대중의 궁금증은 더욱 커지기 마련. 워너원이 19일 발표한 마지막 앨범과 이를 토대로 시작하는 마지막 활동에 시선이 집중되는 이유다.
11월 19일 열린 새 앨범 발표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워너원. 사진=스윙엔터테인먼트 제공
# 시작부터 기록행진…데뷔 쇼케이스 장소가 무려 ‘고척돔’
워너원은 지난해 8월 데뷔했다. 각 멤버가 소속사를 따로 두고 있는 프로젝트 그룹인 탓에 활동 기간을 정해둔 ‘시한부 팀’으로 출발한 사실이 대중에 신선함을 안기기 충분했다. 출발도 여느 아이돌 그룹들과 ‘급’이 달랐다. 시청자가 직접 참여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선발된 만큼 방송이 진행되는 내내 자연스럽게 쌓인 인지도와 인기가 든든한 배경이 됐다. 데뷔를 앞두고부터 엄청난 팬덤의 폭발적인 응원이 이들을 든든히 받치고 있던 셈이다. 그야말로 ‘괴물 신인’의 등장이다.
워너원은 그룹 활동을 알리는 데뷔 쇼케이스를 2만 명 이상을 수용하는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치렀다. 국내 그룹 가운데 극소수만 오를 수 있는 고척스카이돔 무대에 막 데뷔하는 신인그룹이 나서기는 워너원이 처음이다. 하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워너원이 발표한 첫 번째 앨범은 무려 40만장 이상 팔렸다. 이후 내놓은 리패키지 앨범까지 더하면 100만 이상의 판매고다.
첫 앨범에 수록된 타이틀곡 ‘에너제틱’은 지상파는 물론이고 케이블채널 음악방송을 싹쓸이하면서 15관왕의 대기록을 세웠다. 워너원 이전에도, 이후로도, 나오지 않은 기록이다. 지난해와 올해 이뤄진 주요 시상식을 휩쓴 건 당연한 수순이다.
기록은 지금도 계속된다. 워너원이 활동 만료를 앞두고 19일 발표한 마지막 앨범은 이날 하루에만 17만 장(한터차트) 넘게 팔렸다. 또 다른 기록 탄생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타이틀곡 ‘봄바람’은 공개 직후 멜론을 비롯해 국내 음원사이트 벅스 소리바다 등 5개 차트에서 실시간 1위에 단숨에 올랐다. 그 외 차트에서도 반응은 뜨겁다. 이를 통해 워너원은 데뷔곡 ‘에너제틱’을 시작으로 ‘뷰티풀’ ‘부메랑’ ‘켜줘’ ‘봄바람’까지 그동안 발표한 타이틀곡 5곡 전부를 음원차트에 1위로 진입시키는 저력을 과시했다. 어마어마한 팬덤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연이어 증명되는 순간이다.
워너원 멤버 강다니엘, 박지훈, 옹성우. 사진=스윙엔터테인먼트 제공
# 앞으로의 행보? “논의 중” 입장 발표 유보
이제 관심은 12월 31일 이후 워너원의 행보에 쏠린다. 각 멤버가 몸담은 소속사들은 물론 그룹 활동을 전담하는 매니지먼트 스윙엔터테인먼트 역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워너원을 제작한 CJ E&M 또한 그룹의 활동 연장 여부는 함구하고 있다.
다만 워너원은 11월 19일 마지막 앨범을 발표하면서 서울 여의도 콘래드서울 호텔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를 통해 마음을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활동이 끝나가는 상황에 대해 아쉬워하면서도 조심스러워했고, 그동안 보낸 1년 6개월의 시간도 돌아봤다.
이날 간담회에서 워너원은 “멤버들끼리 아직 (활동 종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은 없다”고 말을 아끼면서 “앨범 활동에만 힘쓰고 있는 상황이라 (말하기가) 조심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싱글이나 미니음반이 아니라 이번에는 정규 앨범을 발표하는 거라 정신없이 준비했다. 그걸 하면서 동시에 월드투어도 벌였다”며 “활동을 연장한다는 것에 말하기도 (어렵고), 이번이 끝이라고 하기도 이르다. 이번 앨범 활동이 끝나면 함께 이야기해볼 생각”이라고 답했다.
대중이 워너원에 더 열광하는 이유는 오랜 기간 가수를 꿈꾸면서 각자의 소속사에서 ‘연습생’ 신분으로 실력을 갈고 닦아온 이들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평범한 연습생이던 이들은 ‘프로듀스 101’에서 벌인 치열한 경합을 거친 뒤 워너원으로 모였고, 하루아침에 톱스타가 됐다. 그 인기는 국내에 머물지 않고 아시아와 북미로도 확대됐다. 불과 1년6개월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때문에 활동을 마무리하는 워너원 입장에선 만감이 교차할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이들은 “이 자리에 서기까지 많은 일이 있었고 돌아보면 꿈만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혼란스러웠고 행복하면서도 괴리감을 갖는 등 복잡한 감정이 들었다. 그때마다 팬을 보면서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우리에게 일어난 많은 일을 팬들과 오랫동안 추억할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워너원의 앨범이 발매된 19일 이후 이들의 앨범을 판매하는 주요 오프라인 음반매장에서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앨범을 대량으로 구매한 팬들도 여럿이지만 각 앨범에 담긴 멤버별 사진 등을 서로 교환하기 위해 모여든 이들까지 음반매장 주변에서 장사진을 이뤘다. 사실 워너원 앨범이 발표될 때마다 어김없이 목격된 풍경이기도 하다. 이런 팬들의 열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워너원은 “먼 훗날 우리를 떠올리면서 ‘참 좋은 청춘이었다’고 기억해주길 바란다”는 꿈을 품고 있다.
이해리 스포츠동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