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은품 투척 등 가입자 늘리기 무리수…정작 서버 확장 투자는 접어
일요신문 취재 결과 LG유플러스는 홈 IoT 서비스 가입자 확보를 위해 사실상 고객을 속이는 마케팅 전략을 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LG유플러스는 무선통신 가입자가 인터넷 가입 의사를 표할 경우 결합할인을 적용하지 않고 홈 IoT를 이용하게 했다. 실제 LG유플러스 고객센터는 인터넷 가입상담에서 홈 IoT 기기인 ‘플러그’와 ‘멀티탭’을 사은품으로 주겠다고 설명한 후 해당 고객을 홈 IoT 서비스 가입자로 잡았다. 모바일 가입자가 인터넷을 동시 가입할 때 적용해야 하는 결합 할인 대신 홈 IoT 서비스를 적용해 가입자를 확보한 것이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LG유플러스 매장에서 한 직원이 홈 IoT 서비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LG유플러스는 홈 IoT 서비스 부문에서 가입자 기준 업계 1위로 올라섰다. 2015년 7월 이동통신 3사 중 가장 먼저 홈 IoT 부문 상용화에 나선 데 더해 결합 할인 대신 홈 IoT 서비스를 넣는 마케팅이 주효했다. 올해에만 10만 명 넘는 고객을 유치, 3년 만에 108만 명이 넘는 가입자를 확보했다.
조직도 비대해졌다. 2015년 ‘IoT 서비스 부문’으로 FC본부 산하에 있었던 홈 IoT 부서는 2016년 ‘IoT사업 부문’으로 대표이사 직속 배치된 데 이어 지난해 별도 사업 부문으로 재배치됐다. 올해 홈 IoT 서비스는 상품 개발까지 안으며 더욱 커졌다.
가입자가 늘고 조직은 커졌지만, LG유플러스가 홈 IoT 서비스를 내놓으며 강조한 ‘안전·절약·편리함’이란 가치와 멀어졌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LG유플러스가 사은품으로 플러그와 멀티탭을 내건 이유가 실사용 불가에 따른 가입자 이탈을 막기 위해서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 홈 IoT 기기인 ‘스위치’, ‘환풍기’ 등은 집안 설계 차이로 인한 설치 불가 시 가입자 이탈 가능성이 있어 플러그와 멀티탭만 사은품으로 쓰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LG유플러스 홈 IoT 이용률은 30%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LG유플러스는 홈 IoT 서비스 부문에서 이도저도 할 수 없는 상태에 처했다. 사은품 지급을 멈추고 대안을 마련해야 하지만 가입자 축소에 따른 수익 하락이 두려울 것”이라면서 “홈 IoT라는 것은 플랫폼을 하나 놓고 그 안에 IoT 콘텐츠를 채워가는 식으로 이뤄져야 하는데 LG유플러스는 플러그나 멀티탭으로 가입자만 늘려 이용료를 훔쳐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통신업계 홈 IoT 2위 사업자인 KT가 스마트홈을 지휘하는 ‘플랫폼 기기’로 ‘기가지니’를 내놓고 플랫폼 키우기에 주력하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
더 큰 문제는 서버 안전성이다. LG유플러스 홈 IoT 서비스 서버는 가입자 100만 명을 한계로 구축됐지만, LG유플러스는 가입자 108만 명을 넘어섰음에도 서버 확장에 투자하지 못하고 있다. 플랫폼에 기반을 두지 않은 홈 IoT 서비스의 이용률이 낮아 3년 약정이 끝나는 내년부터 고객 이탈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IoT사업 부문장을 맡은 현준용 LG유플러스 전무는 80억 원 규모 서버 투자를 요구했다가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 전무는 현재 서버 투자 대신 내년 30만 명 고객 확보 계획만 내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LG유플러스의 홈 IoT 가입자 확보 전략에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공정거래위원회 한 관계자는 “계약불이행과 판촉행위에 있어 부당거래 소지가 있다”면서 “사은품으로 가입자와 계약을 진행한 후 이용료를 받아 가는 것은 계약불이행”이라고 말했다. 반면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이미 홈 IoT 부문 업계 1위여서 무리한 마케팅을 하지 않는다”면서 “결합 할인에 홈 IoT를 적용하는 것과 관련해선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배동주 기자 ju@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