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경영자율권 보장 조건…캐시카우 떠오른 홈미디어 사업 부문 강화 목적
지난 11월 30일 LG유플러스 고위 관계자는 LG유플러스가 CJ헬로의 경영 자율권을 2019~2020년 2년간 보장하는 조건으로 인수를 추진하기로 확정했다고 전했다. 지난 11월 1일 LG유플러스가 “케이블TV 인수를 진행 중”이라고 밝힌 지 약 한 달 만에 구체적인 인수 조건이 정해진 셈이다. 인수 가격은 가입자 1인당 25만 원으로 책정, 약 1조 원으로 정해졌다.
CJ헬로는 올해 상반기 기준 SO 가입자 416만 1644명을 갖췄다. 같은 기간 LG유플러스 IPTV 가입자 364만 5710명과 합하면 유료방송 점유율은 24% 수준으로 증가, LG유플러스는 시장 2위 사업자가 된다. 특정 사업자가 전체 유료방송 시장점유율 33.3%를 넘지 못하도록 막은 합산규제 일몰 이후 빠르게 가입자를 늘린 KT와 격차는 10% 수준으로 좁아진다.
서울 용산구에 있는 LG유플러스 본사. 박정훈 기자
LG유플러스는 CJ헬로 인수를 통해 갈수록 줄고 있는 통신수익의 대안을 찾는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지난 3분기 이동통신 3사는 무선사업 시장 포화에 따른 영향으로 5분기째 실적 부진을 이어갔지만, IPTV를 중심으로 한 홈미디어 사업은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했다. 지난 3분기 이동통신 3사 IPTV 매출은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24.5% 늘었다.
특히 LG유플러스 인터넷TV는 1년 전보다 15% 수익이 증가하며 홈미디어 전체 수익의 절반가량을 견인했다. IPTV 가입자 순증이 두드러진 한편 IPTV를 통한 다시보기, 영화 등 맞춤영상정보 서비스(VOD) 결제가 증가하고 있는 덕이다. LG유플러스는 넷플릭스의 IPTV 콘텐츠도 독점 제휴하고 있어 CJ헬로 인수 시너지 효과가 더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변수는 SO 가입자의 IPTV 이동이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 인수를 통해 유료방송 시장 돌풍의 핵으로 떠오른 것은 맞지만, 종합유선방송인 SO는 아날로그 방송의 특성으로 가입자당월매출(ARPU)이 줄고 있다. CJ헬로의 ARPU는 지난 3분기 7537원으로 2년 전에 비해 오히려 10.9% 감소했다. 결국 CJ헬로 가입자를 LG유플러스로 유입해야 하는 셈이다.
LG유플러스는 인수 추진 확정과 동시에 CJ헬로(SO)에서 LG유플러스(IPTV)로 가입자 이탈 없는 유입을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을 출범했다. CJ헬로에 경영자율권을 보장한 2년간 CJ헬로 가입자를 LG유플러스 IPTV로 유입하는 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LG유플러스는 2019년 임원인사에도 홈미디어 사업 부문 내 IPTV 역량강화에 치중했다. 미디어 상품 경쟁력 강화를 이끈 이건영 상무와 영유아 맞춤형 서비스 ‘아이들나라’ 등 홈상품 마케팅을 주도한 정혜윤 상무의 발탁 승진이 대표적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자율경영권 보장과 관련해 아는 바가 없고 인수 추진은 다각도로 검토 중인 사안”이라고 했다.
배동주 기자 ju@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