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하는 분야 분업…‘이런 게 찰떡궁합’
▲ ‘경원자동차’ 김경호 사장(왼쪽)과 박정우 부사장. 김 사장은 꼼꼼한 성격으로 정비를 맡고 있고 박 부사장은 시원시원한 성격으로 판매 분야를 맡아 서로의 장점을 잘 살리고 있다. | ||
김경호 사장과 박정우 부사장은 동갑내기 동업자다. 나이는 같지만 맡은 분야와 성격은 전혀 다르다. 김 사장은 자동차 정비 전문가로 꼼꼼한 성격, 박 부사장은 중고 자동차 판매 전문가로 시원시원한 성격의 소유자다. 비슷하지만 서로 다른 두 사람은 각자의 장점을 살려 자동차 매매상을 운영하고 있다. 기술적인 부분과 성격적인 측면에서 부족한 부분을 서로 잘 메워가고 있는 것. 이들이 손을 잡고 매매하는 중고차는 한 달 평균 140대. 이 중 매입과 판매의 비율은 5대5, 고객 비율은 개인과 업자가 7대3 정도를 차지한다.
전혀 다른 일을 하던 두 사람이 손을 잡은 것은 지난 2001년 8월. 자동차가 좋아서 정비업소를 20년간 운영해온 김 사장이 중고 자동차 매매로 영역을 넓히면서 의기투합한 것.
“자동차 정비만으로는 수익의 한계가 있었습니다. 한 사람이 맡아서 진행하는 일의 양이 제한적인 데다 공임도 높지 않고요. 수익원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당시 의정부에서 운영하던 정비소는 개인보다 중고 자동차 매매상들이 주요 단골이었고 그는 매매상인들을 유심히 살펴보다 중고차 매매로 영역을 넓히기로 결심했다.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평소 친분이 있었던 박 부사장도 영입했다.
“차에 대한 내공이 깊은 사람은 좋은 차가 금방 눈에 들어옵니다. 하지만 전문지식이 부족한 대다수의 개인들이 좋은 차를 골라낸다는 건 쉬운 일은 아니죠. 저는 단순히 중고차를 소개하고 파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고객이 안심할 수 있는 차로 새롭게 탈바꿈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김 사장이 전문가의 눈으로 중고차를 사오면 매장 한 켠에 위치한 정비소에서 곧바로 차량 수리와 정비 작업이 진행된다. 자신들이 판 중고차 A/S 요청 비율은 16~17%로 새차 A/S 비율보다 낮다는 게 김 사장의 주장이다.
“중고차의 생명은 신뢰입니다. 살 때 정말 잘 샀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몇 일간 타다보면 왠지 가슴 한구석이 허전하기 마련이죠. 고심 끝에 찾아간 단골 카센터에서 ‘중고차가 별 수 있겠어요’라고 한마디 던지면 ‘게임 끝’이고요. 그런 결과를 막는 것이 철저한 수리와 정비, 그리고 정직한 설명입니다.”
차량 선택과 정비가 김 사장의 몫이라면 정직한 설명은 박 부사장의 몫이다. 대부분 중고 자동차 매매상에서는 장점 설명에 열을 올리지만 그는 다르다. 장점보다는 단점을 보다 자세하게 설명한다. 단점을 나열하는 데 사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단점에 대한 정확한 설명은 오히려 손님을 늘리는 주된 요인이라고.
“일반적으로 중고차 매매전문점의 취약점은 고객이 습득할 수 있는 정보가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고객이 궁금해 하는 모든 내용을 설사 단점이라 하더라도 제대로 알리면 오히려 안심하고 고마워하죠. 또 결함이 있는 부분은 함께 운영하는 정비소에서 100% 수리와 점검을 통해 재출고 하기 때문에 더 믿는 편이고요.”
이들은 ‘정직한 설명, 투명한 수리 과정’ 덕분에 개인 고객의 30~40%가 지방에서 올라올 정도로 신뢰도가 높다고 말한다.
김 사장은 보다 다양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홈페이지도 열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고객이 홈페이지를 통해 매장을 직접 방문할 정도로 방문자 수가 많다. 때문에 그는 아무리 바빠도 하루 20~30분 이상을 홈페이지 관리에 투자한다.
두 사람은 중고차 구입 시 유의할 점으로 가격보다 자신에게 필요한, 적합한 용도의 차량을 선택할 것, 연식, 주행거리 등을 꼼꼼히 따질 것, 신뢰할 수 있는 검증된 판매자를 선택할 것 등을 꼽았다.
김경호, 박정우 씨의 중고 자동차 매매전문점 창업비용은 1억 6000만 원, 월 평균 매출은 2600만 원, 순수익은 1500만~1700만 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