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움으로 ‘동네 입맛’ 사로잡았죠”
▲ 서울 송파동에서 분식점형 레스토랑 ‘아빠가 만든 스파게티’를 운영하는 이용석(왼쪽) 안근춘 씨. | ||
햇살이 따사로운 오후 2시. 일반적인 음식점의 경우 점심 장사가 끝나고 한가해질 시간이지만 ‘아빠가 만든 스파게티’는 한숨 돌릴 새가 없다. 늦은 점심을 위해 유모차를 끈 20~30대 젊은 주부들이 삼삼오오 몰려드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주부들이 모두 빠져나가면 시계바늘이 가리키는 시각은 5시 전후. 30분~1시간 동안의 휴식을 취하면 이번에는 가족 단위의 고객이 찾아오는 저녁 시간이다.
두 사람이 주택가 상권에 스파게티 전문점을 연 것은 지난해 11월. 수원 시내 상권에서 3년 동안 운영하던 80평 대형 스파게티 전문점의 문을 닫은 직후다.
“높은 점포비용, 주 고객이 10~20대의 젊은 층이어서 구매력이 크지 않다는 점, 주변 업소와의 치열한 경쟁, 2층에 있어 가시성이 떨어지는 점 등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월 1200만~1500만 원의 매출로는 수익은커녕 인건비 등 제반 비용을 겨우 해결할 정도였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자 계약기간 종료와 함께 폐점을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2억 원이 넘는 금액을 투자한 점포였는데 나올 때는 1억 원의 보증금만 간신히 챙겼다.
이 씨는 자신의 15년 스파게티 조리경력과 동생의 패밀리레스토랑, 패스트푸드점 홀 매니저 경력으로 “음식과 서비스에서는 자신이 있었다”며 “단지 지역 상권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실패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때문에 재도전에는 전문 컨설턴트의 도움을 받아 함께 유망상권, 유동인구, 고객층 등을 면밀히 관찰한 뒤 결정을 내렸다. 규모를 18평으로 대폭 줄이고 주택가 상권의 1층 점포를 골랐다.
“주택가에는 흔한 것이 고깃집이잖아요. 거기에 스파게티는 완전히 새로운 메뉴죠. 위험부담은 있었지만 제대로 된 맛을 선보이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을 가졌습니다.”
재창업에는 점포비용을 포함해 1억 3000만 원 정도가 들었다. 수원에서 쓰던 집기를 그대로 사용해 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
문을 열자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그의 예상대로 지역 주민들은 새로운 먹거리에 높은 점수를 줬다. 그중에서도 어린자녀를 둔 주부와 가족 고객의 만족도가 높았다. 고객층도 수원에 비해 훨씬 다양해졌다. 점심시간에는 인근의 직장인들이, 2~5시 사이에는 늦은 점심을 위한 주부 고객들이, 저녁시간에는 가족, 인근 학교의 학생들이 많이 찾는다고. 10~20대는 물론, 30~40대까지 고객이 확장된 셈이다. 고정 고객 확보를 위해 만든 마일리지 쿠폰은 3000장이 넘게 발급됐다. 이렇게 다양한 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4000~6000원의 부담 없는 가격과 가까운 위치.
스파게티를 위주로 한 식사 메뉴는 모두 20여 가지다. ‘토마토, 미트, 크림, 돈까스’ 4가지 기본 소스에 토핑만 바꾸기 때문에 조리는 간단한 편이라고. 모든 메뉴는 골고루 잘나가는 편인데 특히 오븐치즈스파게티와 크림소스스파게티가 가장 잘 팔린다.
현재 스파게티 전문점의 월평균 매출은 1700만~1900만 원. 80평 대형매장에 비해 훨씬 늘어난 액수다.
안 씨는 “1층 소형 음식점은 바쁜 시간에는 고객들을 모두 수용하지 못해 줄을 서야 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특별히 홍보를 하지 않아도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매장을 찾고 각종 비용이 줄어 운영 부담이 크지 않은 장점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빠가 만든 스파게티’는 현재 전수 창업을 통해 2호점 개점을 앞두고 있다.
성공팁
① 맛은 고급 레스토랑, 가격과 분위기는 편안한 분식집.
② 대로변 1층 소형 점포로 가시성 높이고 운영비용은 줄였다.
③ 주택가 공략으로 구매력 있는 폭넓은 고객층 확보.
창업비용
점포비용(18평, 권리금 포함) 8000만 원
인테리어 비용 3000만 원
주방집기 및 설비 외 기타 2000만 원
총 투자비용 1억 3000만 원
월 평균 매출 1700만~1900만 원
순수익 400만~500만 원
김미영 프리랜서 may42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