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먼 박사 “출생 순서, 결혼생활에 적잖은 영향 미쳐”…둘째&둘째 부부 많은 대화 필요
사람들은 보통 자신과 궁합이 잘 맞는 짝을 찾고자 할 때면 외모, 유머감각, 비슷한 취향, 경제적 능력 등 저마다 원하는 조건들을 따져보곤 한다. 혹시 출생 순서도 궁합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이를 테면 첫째인지, 둘째인지, 막내인지, 혹은 외동인지에 따라서 행복한 관계를 맺는 데 온도차가 있다는 것이다.
이는 형제자매들 가운데 몇 째로 태어났느냐에 따라 성격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배우자를 선택할 때 나와 잘 맞는 사람이 과연 몇 째로 태어난 사람인지를 염두에 둔다면 행복한 결혼생활을 유지할 확률이 높아진다. 출생 순서와 관련해서 방대한 연구를 해온 유명 심리학자인 케빈 리먼 박사는 “상대의 성격이, 그리고 나의 성격이 출생 순서에 의해 어떻게 형성됐는지를 이해하면 어떤 사람이 나와 편안하게 더 잘 맞는지, 혹은 그 반대인지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행복한 결혼생활의 비밀은 출생 순서에 숨겨져 있다는 것이다.
‘출생 순서에 숨겨진 비밀: 나는 왜 나인가’의 저자인 리먼 박사는 “우리는 모두 인생 초기에 저마다의 만트라를 개발한다. 장남이나 장녀들의 경우에는 ‘나는 책임감 있는 사람이 될 거야’라고 생각하면서 자라고, 외동들의 경우에는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려야 그들 사이에 낄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터득하면서 자란다. 또한 막내들의 경우에는 ‘나는 꼴찌일지 모르지만, 그렇다고 하찮은 존재는 아니야’라고 생각하면서 자란다.
리먼 박사는 “출생 순서는 타인과 함께 지내는 법을 배우는 첫 번째 관문이다. 때문에 이런 경험들은 성인이 된 후 사랑하는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 때까지 계속해서 영향을 미친다”라고 말했다. 또한 ‘장녀 효과’의 공동 저자인 리셋 슈이트메이커는 “몇 째로 태어났는가는 개인의 성격에 깊은 영향을 미친다. 한 연구 자료에 따르면, 출생 순서가 배우자와 오래도록 행복하게 살 수 있는지 여부를 결정한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과연 나와 잘 맞는 사람은 몇 째로 태어난 사람일까. 출생 순서를 이해하면 비단 결혼생활뿐만 아니라 직장생활과 교우생활을 비롯한 전반적인 인간관계를 보다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다.
# 장남&장녀 : 윌리엄 왕세손 부부
슈이트메이커는 “윌리엄 왕자가 신붓감으로 장녀인 케이트를 고른 것도 아마 이런 이유에서였을 것이다. 이는 윌리엄 왕자뿐만이 아니다. 요즘 들어 대부분의 유럽 왕실의 왕자들은 장녀들과 많이 결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또한 그는 “같은 이유로 장남인 찰스 왕세자가 장녀인 카밀라와 결혼한 것이 4남매 가운데 셋째였던 다이애나비와 결혼한 것보다 더 행복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추측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장남 장녀가 만나서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라고 슈이트메이커는 덧붙였다. 그는 “둘 사이에 사랑이 넘치는 한은 모든 것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하지만 처음 불타올랐던 사랑의 불꽃이 사그라드는 순간, 두 사람 모두 각자의 길을 가는 것에 익숙해질 것이다. 장남 장녀들은 둘 다 리더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항상 충돌한다”라고 말했다.
[관계를 개선하려면] 몇몇 연구에 따르면, 첫째들은 바람을 피울 확률이 가장 높다. 아마도 동생이 태어나기 전까지 자신이 독차지했던 부모와의 일대일 사랑을 다시 재현하고자 하는 욕구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이런 관계에서는 상대가 가치있고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느끼도록 서로를 돕는 것이 둘 모두에게 중요하다.
또한 결정을 내릴 때마다 충돌하는 일이 잦다면, 각자 나만이 옳다고 생각하게 된 뿌리 깊은 이유를 이해하도록 노력한다. 첫째들은 무언가를 해냈을 때 그 조건으로 사랑을 받는다고 느끼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무엇을 했기 때문에 당신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한다고 말해주면 더 행복감을 느낄 것이다.
# 첫째&둘째 : 마이클 더글러스(장남)와 캐서린 제타 존스(둘째)
성적인 면에서도 첫째들에게 둘째들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배우자다. ‘성 네이처’지에 실린 연구결과에 따르면, 둘째들은 열린 사고를 갖고 있으며, 성생활에 있어서도 더 개방적이다.
둘째들은 형제자매들 사이에서 피스메이커 역할을 하긴 하지만, 때로는 그 관계에서 자신의 위치를 확고히 하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경향이 있다. 슈이트메이커는 “둘째들은 위로는 나이 많은 형제들을 올려다 보면서 아직 배우지 못한 것을 보면서 자라고, 아래로는 나이 적은 동생을 내려다 보면서 자신이 이미 터득한 것을 보면서 자란다. 따라서 둘째들은 가족 안에서 자신의 역할을 어떻게 정의해야 할지 확신하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한편으로 둘째들은 첫째로 자란 배우자가 자신보다 우월한 위치에 있고 자신감에 차있다며 존경하는 경향이 있다. 때문에 첫째에게 리드 당하는 것을 개의치 않는다. 이는 둘째들이 첫째에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배우면서 자랐기 때문이다.
[관계를 개선하려면] 둘째들은 첫째와 막내 사이에 끼어 압박을 느끼면서 자랐기 때문에 상대와의 관계를 어떻게 느끼는지 스스로 말할 수 있는 기회가 적었다. 따라서 이런 기회를 자주 만들어주어야 한다. 슈이트메이커는 “훌륭한 청취자인 둘째들은 배우자를 행복하게 하고 만족시키기 위해서 자신을 내세우지 않는다. 하지만 때로는 자신을 드러낼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첫째는 둘째로 태어난 배우자들이 그들도 특별한 존재임을 느끼도록 작은 선물이나 로맨틱한 스킨십을 해주는 등 특별한 행동을 함으로써 배우자를 도울 수 있다. 이는 둘째들이 어린 시절 종종 소외감을 느끼면서 자랐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 첫째&막내 : 엠마 톰슨(장녀)과 그렉 와이즈(막내)
더 나아가서 장녀들은 막내아들이 가족들 사이에서 어리다는 이유로 응석을 부리면서 자랐기 때문에 가지고 있지 않은 능력, 즉 조직력을 갖고 있다. 막내가 갖고 있지 않은 조직력을 장녀가 보완해줄 수 있는 것이다. 반면, 막내로 자란 남성들은 특유의 유쾌함으로 장녀로서 치열하게 자란 여성을 더 많이 웃게 하고 편안하게 해준다.
[관계를 개선하려면] 이 둘은 반대 성향을 갖고 있는 서로에게 매력을 느끼긴 하지만, 주기적으로 둘 다 동등하게 자기 역할을 다하고 있는지 점검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장녀들은 남편을 엄마처럼 보살피려고 하거나, 막내라서 체계적이지 못하다거나 혹은 추진력이 부족하다며 비난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슈이트메이커는 “막내아들은 누나를 존경하는 태도에 익숙하고 아마 아내에게도 똑같이 그럴 것이다. 반면, 원더우먼 역할에 몰입한 장녀들은 늘 남편에게 너무 많은 것을 해주려고 할 수도 있다”며 이를 경고했다.
# 둘째&둘째 : 고든 램지와 타나 램지
[관계를 개선하려면] 일주일에 한 번은 데이트를 나가는 것이 좋다. 돈부터 성생활까지 가능한 모든 것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귀기울인다. 둘째로 자란 경험에 대해 서로 대화를 나누고, 이것이 어떻게 두 사람 모두의 자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는지를 이해하도록 노력한다. 왜냐하면, 아마도 둘째들은 부모로부터 일대일 관심을 받으면서 자랐을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 둘째&막내 : 에밀리 블런트(둘째)와 존 크래신스키(막내)
긍정적인 면에서 보면 더 조화로운 성격의 둘째들일수록, 보다 창의적이고 위험을 감수하는 일을 하려는 막내들의 성향을 잘 받아줄 가능성이 높다. ‘출생 순서’의 저자이자 임상심리학자인 린다 블레어는 “이 둘은 딱히 체계적이지 않고 또한 딱히 목표 지향적이지도 않다. 하지만 둘의 관계는 우호적일 가능성이 더 높다”라고 말했다.
[관계를 개선하려면] 막내들은 배우자의 희생으로 자신이 항상 관심의 중심이 되고 있지는 않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또한 둘째들은 막내들이 현실적이 되도록 이끌어야 하고, 자신만이 아니라 가족 전체를 위해서 행동해야 한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확인 시켜주어야 한다.
# 막내&막내 : 블레이크 라이블리와 라이언 레이놀즈
[관계를 개선하려면] 서로의 장점을 발견하고, 이를 바탕으로 모든 역할을 할당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중요한 일이 소홀히 되지 않도록 한다. 막내들은 가족 구성원들 사이에서 가장 유쾌한 성격일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 리먼 박사는 많은 코미디언들이 막내라는 점을 상기시켰다. 따라서 막내들은 자신이 갖고 있는 유머 감각을 최대한 활용해서 관계를 다져나가야 한다.
# 외동&첫째 : 테레사 메이(외동)와 필립 메이(장남)
[관계를 개선하려면] 외동들은 첫째들과 달리 자라면서 다른 형제자매들과 타협하는 법을 배운 적이 없다. 첫째들과 외동들은 둘 다 서로 리드하길 원한다. 하지만 어린 시절 한 번도 타협할 필요가 없었던 외동들이 타협을 거부할 경우, 한 발짝 물러나 양보하면서 자랐던 첫째들의 화를 돋울 수 있다. 가족 구성원 내에서의 위치에 따라 서로의 태도가 형성되었다는 것을 이해하면 서로의 반응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