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커피의 도시’ 삔우린에서 ‘유혹의 방’을 만나다
커피의 도시 삔우린에 있는 프리지아 호텔 전경.
[일요신문] ‘호텔 캘리포니아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너무나 멋진 곳. 너무나 아름다운 얼굴. 여기는 빈 방이 많이 있습니다.’
70년대 4인조 밴드 이글스(Eagles)가 부른 ‘호텔 캘리포니아’. 미얀마 카페에서 요즘도 쉽게 들을 수 노래입니다. 누구에게나 호텔에 대한 추억이 있습니다. 여행하며 묵었던 기억 속의 호텔에는 사람과 사람 간의 이야기가 아련하게 남아 있습니다.
이 도시에는 아담하고 작은 호텔들이 많다.
미얀마 양곤에도 한국계 호텔이 늘고 있습니다. 외국인들의 출입국이 점점 늘기 때문입니다. 롯데호텔, 프라임호텔, 9마일호텔 등. 지금은 성수기가 지났는데도 방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늘은 미얀마 서부 시골마을의 한 호텔에서 ‘호텔 캘리포니아’를 듣습니다. 이 나라는 아직도 옛 팝송을 쉽게 들을 수 있습니다. 이 호텔은 곧 ‘호텔 프리지아’로 바뀌어 한국인이 운영하게 된답니다. 아담하고 꽃이 많은 호텔입니다. 커피의 도시 삔우린에 있습니다.
양곤 시청 부근에는 옛 영국풍 건물들이 많아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다.
세계 곳곳의 호텔들은 갖가지 특징과 스타일을 유지하며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추억을 만들어줍니다. 캘리포니아 1번 도로에 있던 더블 트리 호텔. 이름처럼 방마다 창가에 두 그루의 나무가 서있습니다. 그리스 아테네 코발트빛 해변 절벽에 있던, 재클린이 묵었던 호텔. 방 앞의 해변은 객실의 주인만 쓸 수 있습니다. 런던 하이드파크 주변, 영국 여왕들이 묵던 수백 년 된 영국의 호텔들. 오래된 대리석 욕조와 전통침대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노르웨이 북부도시 베르겐 항구의 현대식 호텔들. 싱싱한 해산물 요리로 여행자들을 사로잡습니다.
동남아 해변의 콘도식 호텔들.
미얀마 삔우린은 꽃과 커피의 도시이자 선선한 휴양지입니다. 은은한 향기를 품고 노랗게 피어나는 프리지아. 곧 아담한 이 호텔의 이름이 된다고 합니다. 호텔의 구석구석에는 갖가지 꽃과 식물들이 자랍니다. 한 달씩 살기를 원하는 여행자들에게 편안하고 저렴한 서비스를 한다고 합니다. 이곳은 한 한국인이 장기간 묵다가 화재를 낸 것이 계기가 되어, 결국 운영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곳에서 이글스의 노래를 듣습니다. 호텔 캘리포니아는 아무 때나 체크아웃할 수 있지만, 영원히 나가지 못하는 유혹의 방입니다.
‘거울이 달려 있는 천장. 얼음 위에 놓인 분홍빛 샴페인. 안내한 여인은 말했다네. 우린 모두 여기 갇혀 있답니다. 바로 자기 자신에 의해서.’
정선교 Mecc 상임고문
필자 프로필 중앙대 문예창작과 졸업, 일요신문, 경향신문 근무, 현 국제언론인클럽 미얀마지회장, 현 미얀마 난민과 빈민아동 지원단체 Mecc 상임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