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 최대 위기서 해결사로 등판…페레즈 회장 거액 약속에 네이마르, 음바페, 아자르 등 ‘이적설’ 솔솔
UEFA 챔피언스리그 3연패를 달성했던 지네딘 지단 감독이 레알 마드리드로 돌아왔다. 연합뉴스
[일요신문] ‘마에스트로’ 지네딘 지단이 돌아왔다. 레알 마드리드를 이끌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3연패를 달성했던 그는 최고의 위치에서 스스로 내려왔다. 하지만 이어진 소속팀의 수난에 그는 10개월 만에 다시 레알의 지휘봉을 잡았다. 1시즌도 안 돼 수렁에 빠진 팀을 재건하는 중책을 맡았다. 지단과 레알의 재회만으로도 세계 축구계가 다시 술렁이고 있다.
#위대한 선수이자 감독
지단이 누구인가. 선수와 감독으로 많은 것을 이룬 인물이다. 수년전 슈퍼스타 데이비드 베컴과 지네딘 지단은 스포츠 용품 브랜드 광고를 촬영한 바 있다. 서로가 상대방의 장점들을 하나씩 꼽는 내용이었다. ‘재능, 오른발’ 등이 나열됐고, 지단은 익살스런 표정으로 ‘헤어스타일’을 언급하기도 했다.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진지한 표정을 한 베컴이 마지막으로 꼽은 것은 ‘그의 월드컵 트로피’였다.
지단에게는 ‘슈퍼스타’ 베컴도 가지지 못한 월드컵 트로피가 있다. 사진=아디다스 풋볼 영상 캡처
프로 경력 또한 화려했다. 캉, 보르도를 거치며 프랑스 리그 최고 선수에 등극한 그는 이탈리아 최강 유벤투스로 이적한다. 많은 우승컵을 들어 올렸지만 유럽 최고 권위의 UEFA 챔피언스리그에선 번번이 우승에 실패했다. 이에 당시 최고 이적료(약 940억 원)를 발생시키며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했다.
레알에서도 성공시대를 이어갔다. 이적 첫 해 염원하던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성공했다. 또 다시 결승전 결승골로 우승의 주역이 됐다. 이는 챔피언스리그 역사를 이야기 할 때 빼놓지 않고 회자되는 골이다. 앞서의 광고에서 베컴은 ‘당신이 아는 그 발리슛’이라며 그 골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후 마지막을 함께했던 레알 마드리드에서 경력을 이어갔다. 단장, 코치, B팀 감독을 거쳐 지난 2015-2016 시즌 도중 기존 인물의 경질로 급작스럽게 감독직에 오르게 됐다.
레알이라는 거함을 맡은 지단은 선수시절 못지않은 업적을 쌓아 올렸다. 시즌 중 부임한 첫 해부터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오르더니 내리 3연패를 달성했다. 역사상 최초(대회 개편 이후)의 일이었다. 지단은 단숨에 최고 감독 반열에 올랐다.
# 최악의 상황서 구원등판
이번 시즌 시작 전, 지단은 정상의 자리에서 갑작스레 내려왔다. “선수들에게 더 이상 요구할 게 없다”는 말을 남기며 레알 감독직을 내려놨다.
그런데 한 시즌이 지나기도 전에 레알에서는 두 명의 감독이 잘려 나갔다. 3시즌 연속 유럽 정상에 올랐던 팀이 한순간에 무너진 것이다.
지단은 스페인 패션 브랜드 모델로도 활동한 바 있다. 사진=‘망고 맨‘ 페이스북
현재 레알은 팀의 위신이 땅에 떨어졌다. 이번 시즌 더 이상 손에 쥘 수 있는 우승 트로피가 없는 상황이기에 남은 기간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지단이 손가락질 받을 일은 없다.
뿐만 아니라 현재 지난 성공시대를 이끌어온 선수 대다수가 30대에 접어들었다. 리빌딩을 위해선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 지단은 성과를 내기까지 시간을 벌어 놓은 셈이다. 극성맞기로 소문난 레알 팬들도 그를 위해 기다려줄 수 있는 상황이다.
또한 지단이 돌아온 시점은 팀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순간이었다. 몸이 달았던 쪽은 레알 구단이었다. 지단은 팀 운영에 있어서 더 큰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됐다.
이에 벌써부터 숱한 축구 스타들이 다가오는 이적시장에서 레알과 연결되고 있다. 네이마르, 킬리앙 음바페, 에당 아자르, 폴 포그바 등 수 천억 원의 몸값을 호가하는 선수들이다.
# 페레즈 회장도 움직인다
플로렌티노 페레즈 레알 회장의 존재도 이적시장 지각변동을 기대하게 하는 이유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건설 회사 중 하나인 ACS의 회장이기도 한 그는 재력, 감각, 정치력 등 많은 요소를 갖춘 인물이다.
원하는 스타를 손에 쥐기 위해 어떤 수단도 가리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단을 필두로 호나우두, 피구, 베컴 등을 레알로 불러들인 그 유명한 ‘갈락티코 정책’을 펼치기도 했다.
스페인 현지 언론에서는 벌써부터 ‘페레즈 회장이 지단 부임 조건으로 약 4470억 원의 이적 예산을 약속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에선 6000억 원이 넘어간다는 예측도 나온다. 유럽 최고 구단이라는 팀의 위상과 동시에 넉넉한 자금은 레알의 큰 무기다. 현 세대 선수들의 우상인 지단의 존재감도 이적 시장에서 힘을 쓸 수 있는 요소다.
# 걸림돌은 있다
지단의 복귀로 레알에 낙관적인 전망만을 내놓을 수는 없다. 갈락티코 정책으로 스타들을 쓸어 담던 2000년대 초반과 달리 세계 축구 시장이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피구, 지단, 호나우두, 베컴을 차례로 불러들이던 당시 레알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돈을 쓰는 구단이었다. 하지만 축구계에 ‘오일 머니’가 유입되기 시작했다. 러시아 석유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첼시)를 시작으로 아랍에미리트(맨시티), 카타르(파리생제르망) 자본이 축구 시장에 들어왔다. 이적료, 연봉 지출에서 독보적이었던 레알을 이들이 추월하기 시작했다.
‘세계 최고 구단’이라는 팀 자체 위상에도 다소 변화가 있었다. 이들의 라이벌인 FC 바르셀로나가 2000년대 들어 호나우지뉴, 리오넬 메시 등을 내세워 레알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성장했다. 레알은 경험하지 못한 단일 시즌 6관왕을 달성하기도 했다. ‘찍으면 넘어온다’던 과거와 달리 레알의 타겟이 바르셀로나를 선택하는 경우도 생겼다.
약 9개월 만에 선수들과 재회한 지단은 첫 일정인 셀타 비고와의 리그 경기에서 2-0 승리를 거뒀다. 첫 경기부터 이전과는 다른 선발 명단으로 자신의 색깔을 드러냈다. 레알 팬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인물 중 한 명인 지단이 위기에 빠진 팀을 앞으로 어떻게 바꿔 놓을지 세계 축구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
손흥민, 레알 이적 후보? 도박 사이트 배당률 최저 이번 시즌 레알 마드리드 몰락 원인 중 하나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이탈이 꼽히기도 한다. ‘역대 최고’ 반열에 꼽히는 선수의 공백을 적절히 메우지 못했다는 평가가 뒤를 잇고 있다. 손흥민은 레알 마드리드 이적설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오는 이적시장에서 레알은 다수의 공격수들과 연결 되고 있다. 네이마르, 킬리앙 음바페, 에당 아자르, 마우로 이카르디 등이 그들이다. 대한민국 대표팀의 에이스 손흥민도 그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이 되고 있다. 영국 언론 ‘데일리 스타’는 풋볼 컨설턴트 이안 맥게리의 방송 내용을 전했다. 그는 “지난 3주 동안 27명의 선수가 레알과 연결됐다”며 손흥민의 이름을 언급했다. 손흥민의 레알행 가능성은 스포츠 도박에서도 다뤄졌다. 영국 유명 도박 사이트 ‘래드브록스’에서는 “주가가 오르고 있는 손흥민이 유럽 빅클럽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며 손흥민의 빅클럽 이적에 대한 배당률을 소개했다. 이들은 레알, 유벤투스 등 유럽 내 초대형 클럽을 나열하며 레알행 가능성을 가장 높게 평가했다. 레알의 배당률은 2/1(2배)로 가장 낮았다. 이어 유벤투스(3/1), 바르셀로나(7/2), 맨체스터 유나이티드(9/2), 아틀레티코 마드리드(6/1) 순이었다. 물론 손흥민의 레알 이적은 수많은 ‘썰’ 중 하나로 치부되고 있다. 다른 후보(네이마르, 음바페 등)에 비해 국제무대에서 그의 이름값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세계 최고 클럽의 이적설에 이름을 올리는 것만으로도 손흥민의 달라진 위상을 체감할 수 있다. [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