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14개국의 전문가와 연구자들이 ‘남북한 해양 글로벌 프로젝트’심포지엄에 참가해 협약식(MOU)을 갖고 있다. (사진제공=겐트대 글로벌캠퍼스)
마틸드 벨기에 왕비와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이 지난달 27일 겐트대학교 글로벌캠퍼스에서 열린 ‘남북 해양 글로벌 바이오 프로젝트’ 세미나에 동시 입장하고 있다. (사진제공=겐트대 글로벌캠퍼스)
[인천=일요신문] 박창식 기자 = 겐트대학교 글로벌캠퍼스는 지난달 27일 벨기에 마틸드 왕비의 공식방문을 기념해 개최한 ‘남북 공동 해양 글로벌 프로젝트’ 심포지엄에서 협약식을 갖고, 민간차원의 학술과 산업기술교류를 통해 한반도 해양바이오 블루 이코노미 실현을 위해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2일 겐트대 글로벌캠퍼스에 따르면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한태준 총장대행을 비롯해 총 14개국 15개 기관에서 연구자들이 참가해 갯벌 유전화사업과 민간차원의 한반도 해양바이오 사업에 대해 깊은 논의를 펼쳤다.
한태준 총장대행은 협약식에서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이 프로젝트는 한반도 환경자원의 가치를 높이는 것과 동시에 평화정착을 통한 새로운 블루오션을 찾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겐트대 글로벌캠퍼스에 따르면, 남북한 해양 바이오 프로젝트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세계 5대 갯벌로 평가받고 있는 한반도 갯벌을 가치화 하는 것으로 인천과 황해도 지역 갯벌을 유전(Oil Field)화 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경제적 가치로 환산할 경우 연간 16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겐트대 글로벌캠퍼스는 국내 갯벌 규조류를 대상으로 국내 최초로 융복합 생물탐사 플랫폼과 스마트 바이오매스 생산 시스템 구축을 준비 중이다. 한마디로 규조류가 바이오디젤을 지속적으로 생산해낼 수 있는 이른바 ‘갯벌유전’을 실현한다는 것이다. 일례로 규조류에서 빼낼 수 있는 바이오디젤은 1ha(10,000㎡)에서 고급 대형 승용차인 제네시스를 최대 750대 채울 수 있는 분량으로 이 계획이 성공하면 그야말로 세계 5대 갯벌의 유전화가 가능한 셈이다. 개발대상 지역의 규모가 75,000ha로 가정하면 직접적 경제효과만 해도 2조원을 웃돌고 간접적 경제규모를 고려하면 70조원이 넘는다. 겐트대학교 글로벌캠퍼스는 갯벌의 규조류 생물자원을 통해 지속적인 고부가가치 물질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두 번째 프로젝트는 한반도 해조류 평화벨트를 구축하는 ‘Red Gold’ 사업이다. 학교가 주목하고 있는 해조류 중 하나는 우뭇가사리(한천)이다. 우뭇가사리는 전 세계 유통량의 50%이상을 모로코가 공급하고 있는데 최근 자원보호 차원에서 모로코가 생산량을 절반으로 줄여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추세다. 따라서 대체 서식지를 통한 물량 확보가 관건인데 최근 네이처(Nature)지에 따르면 인천의 맞은편 북한 마합도라는 곳에 대규모의 우뭇가사리 군락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바 있어 관련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해조류인 우뭇가사리는 모두가 즐겨 찾는 식재료로뿐 아니라, 미생물을 배양하는데도 이용돼 그 부가가치가 크다. 특히 의약품(치매치료제)과 화장품, 숯, 활성탄 등 다양한 고부가가치 미래 산업소재의 확대 활용 가능성에 대한 연구가 이번 프로젝트 계획에 포함 되어있다. 지난 27일 협약식에서는 북한에서 채취한 우뭇가사리 샘플이 공개되기도 했다. 이 우뭇가사리는 북한 마합도에서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규모가 상당히 큰 것으로 전해졌다.
겐트대 글로벌캠퍼스 전경 (사진제공=겐트대 글로벌캠퍼스)
한태준 겐트대 글로벌캠퍼스 총장대행은 “우뭇가사리 서식지 확인으로 향후 이를 활용한 사업화가 진행되면 그 부가가치는 매우 클 것”이라며 “우리 정부의 관심과 지원 그리고 북한 당국의 동의가 있어야 하는 절차가 남아 있지만 앞으로 학술분야와 산업기술교류를 통해 협약에 함께한 14개국의 전문가들과 함께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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