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을 얼마 남기지 않은 김대중 대통령의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숱한 고비를 넘긴 끝에 첫 평화적 정권교체를 이뤄내고 노벨평화상까지 수상했지만 그간의 공든 탑이 ‘신 북풍’에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뭉칫돈 대북 송금 의혹이 눈덩이처럼 커지면서 김 대통령의 잠 못이루는 밤도 계속되고 있다. 혹시 고뇌의 한 순간 김 대통령의 뇌리에 군사정권 시절의 납치와 감금, 정치 라이벌 YS(김영삼 전 대통령)와의 애증 등 영욕의 지난 세월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지는 않았을까. [글/구성=천우진 기자, 사진=사진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