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kBS ‘추적 60분’ 캡쳐
10일 방송된 KBS1 ‘추적 60분’은 자영업 사냥꾼 창업컨설팅의 함정을 소개한다.
지난해 신규 창업한 사업자의 수는 116만 명이지만 자영업자 3명 중 한 명이 1년 안에 폐업을 고려할 정도로 성공확률은 낮다.
그 때문에 수백만 원의 수수료를 내더라도 전문적인 창업컨설팅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싶어 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그런데 창업컨설팅 업체를 통해 수억 원을 들여 식당을 개업했는데 알고 보니 부실점포였다거나 매달 수천만 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업체 측의 말과 달리 실제 매출은 절반 수준도 되지 않아 큰 손실을 입었다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실제 일부 창업컨설팅 업체들이 제시한 사업장의 매출 보고서가 허위로 작성되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또 가게 권리금을 부풀리거나, 낮춰 그 차액을 수수료로 챙기는 업체들도 있었다.
이에 ‘추적60분’은 실제 창업컨설팅 업계 1위라는 한 업체의 내부 취재를 통해 예비창업자들을 현혹해 업체가 고수익을 올리는 각종 수법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남편이 퇴직을 한 후 생계를 위해 식당을 운영했다는 최선희 씨도 피해자 중 한 명이다.
나이가 들면서 운영하던 식당일이 힘에 부치자 올해 1월 한 창업컨설팅 업체에 400만 원 가량의 수수료를 내고 좀 더 편히 일할 수 있는 대형백화점 내 A 프랜차이즈 식당을 소개 받았다.
그런데 은행에서 1억 원을 대출 받아 개업한 이 프랜차이즈 식당을 석 달도 되지 않아 폐업했다. 알고 보니 A 프랜차이즈 식당은 경영난을 겪고 있던 부실 점포였던 것이다.
최 씨는 창업컨설팅 업체가 자신에게 부실 점포를 연결해주고 중개수수료만 챙긴 것이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정혜진 씨(가명) 역시 한 창업컨설팅을 통해 아울렛 내 식당을 양도받았다가 3개월 만에 문을 닫았다. 아울렛 내 식당의 임대 기간이 3개월 밖에 남아있지 않았지만 재계약이 된다는 컨설턴트의 말에 선뜻 6400만 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재계약이 안 된다는 사실을 통보받고 가게 문을 닫아야 했다고 한다. 이들은 ‘창업컨설턴트는 전문가가 아닌 사기꾼’이라고 분노하고 있었다.
지난 4월, 제작진은 국내 창업컨설팅 업계 1위 업체에 근무했었다는 전직 창업컨설턴트를 만날 수 있었다. 그는 이 업체가 수수료를 벌기 위해 각종 허위 정보를 예비창업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이 업체의 내부를 취재한 결과, 이들은 약 2시간 남짓한 신입사원 교육을 받고 나면 ‘과장’ 직위를 얻고 곧바로 창업컨설턴트 전문가로 활동했다.
이 업체는 이들에게 가게 권리금을 높이거나 낮춰 차액을 챙기는 수법이나, 허위매물을 미끼로 사람들을 모으는 요령 등을 교육하고 있었다.
실제 이 창업컨설팅 업체가 운영하는 2개의 사이트에 있는 매물 총 60곳을 추적한 결과 7곳을 제외한 53곳이 ‘허위매물’로 확인됐다. 게다가 전문가에 의하면 홈페이지에 게재된 물건의 매출액 역시 허위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한 창업컨설팅 컨설턴트는 “저희가 (매물) 광고하는 게 사실은 좀 과장된 게 사실이에요. 근데 저희만 광고하는 게 과장됐냐.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대통령이 공약하는 공약도 100프로지키지는 않아요. 본인들이 지키려고 노력을 하겠다는 그런 약속일뿐이지. 약속이라고 해서 다 지키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라고 말했다.
일부 창업컨설팅 업체들의 허위 광고로 인한 피해가 증가하고 있지만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012년 이후 별다른 단속을 하지 않고 있다.
이번 주 ‘추적60분’에서는 법의 사각지대에서 예비창업자들을 먹잇감으로 삼아 몸집을 키워온 일부 창업컨설팅 업체의 행태를 규제할 방법은 없는지 대안을 찾아본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