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KBS ‘추적 60분’ 캡쳐
14일 방송되는 KBS1 ‘추적 60분’에서 태양광 발전의 그늘을 짚어본다.
2001년 정부가 태양광 발전 사업을 국가사업으로 권장하기 시작한 이후 태양광 발전소는 이른바 ‘연금 발전소’로 불리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을 한국전력에 판매해 매달 안정적으로 수백만 원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실제 태양광 발전 사업으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는 이들이 상당수다.
전 재산을 들여 매입한 부지가 알고 보니 발전소가 들어설 수 없는 장소였다거나, 매달 약 1000만 원의 수익을 보장한다던 시공사 측의 말과는 다르게 17년 후에나 발전 수익을 얻게 되는 등 황당한 계약을 한 경우도 있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손쉽게 태양광 발전소 개발허가를 얻기 위해 시공사 측에서 염소나 토끼 축사 등을 짓도록 권유하는 등 각종 편법이 생겨나면서 인근 주민들과의 갈등도 커지고 있었다.
에너지 전환이라는 국가 비전 아래 재테크 수단의 하나로 전락해버린 태양광 발전 사업을 둘러싼 각종 문제점을 집중 취재했다.
7년 전 암에 걸려 위장의 3분의 2를 절제하는 큰 수술을 받았다는 이성주 씨(가명). 약 16년 간 작은 인테리어 가게를 운영하며 모은 3억 1000만 원을 투자해 노후대비를 하기로 했다.
그가 노후대비책으로 선택한 건 태양광 발전소. 그런데 지난 해 A 시공사와 계약을 맺은 이후 1년이 넘도록 공사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실제 이 씨가 태양광 발전소를 짓기로 한 곳은 나무가 우거지고 산길조차 없는 깊은 산자락에 위치한 임야였다.
4년 전 귀농한 후 무려 37억 7400만 원의 대출을 받아 태양광 발전소를 지었다는 김인호 씨(가명) 역시 큰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다.
지난해 3월부터 발전소를 운영했지만 시공사 측이 약속한 월 1000만 원의 수익은 커녕, 단 1원의 발전 수익도 얻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B 시공사는 김 씨에게 큰소리를 치고 있었는 상황이다.
김 씨는 “난 돈이 없으니까 대출 일으켜서 (태양광 발전소)하게 되면 1000만 원 이상 나오게 해줄 수 있다, 이쪽으로 이사 와서 사장님이랑 그 돈 쓰면서 우리 미꾸라지나 잡으면서 소주나 한 잔씩 하자 해서 참 환상적이었죠”라고 말햇다.
취재 결과 인터넷 상에는 태양광 발전소가 환상적인 재테크 수단이 된다며 홍보하는 수많은 업체들이 있었다. 그 중 우리가 만난 한 업체는 약 3억 원 가량만 투자하면 매달 300만 원 가량의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자랑했다.
그런데 이들이 제안한 방식은 토끼 축사를 지은 후 그 위에 태양광 발전소를 짓는 것이었다.
이른바 ‘건축물 위 발전소’로 기존 축사 위에 태양광 발전소를 지을 경우 한국전력에서 1.5배의 가중치를 더 주고 전기를 구입해주는 농민들의 부가소득 창출을 위한 제도다.
하지만 실제로는 업체 측이 지자체로부터 까다로운 개발허가를 피하고 실제 농사를 짓거나 가축을 기르지 않는 사람들이 더 많은 소득을 올리기 위한 재테크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었다.
실제 전국 각지에 있는 건축물 위 발전소를 무작위로 확인해본 결과 한 염소 축사 발전소에는 4개 동의 넓은 축사에 고작 20마리에 불과한 염소 가족이 살고 있거나 버섯 재배사에서 버섯을 제대로 키우지 않는 경우 등이 발견됐다.
태양광 발전소 관련 업체들은 한국에너지공단이 불시점검을 나왔을 경우 대응하는 방법까지 알려주며 건축물 위 발전소 분양을 받도록 권유하고 있었다.
염소축사 발전소 중개 업체는 “염소 키운다 해서 (에너지공단에서 관리하러 왔다고 하면) )염소가) 아파서 병원에 보냈다, 내부공사 중이라 잠시 이관시켜 놨다 핑계를 대세요. 그러면 에너지공단에서 ‘일주일 뒤 다시 오겠습니다’(안하거든요). 에너지공단 인원도 적을뿐더러 전국에 있는 발전소 현장에 투입돼서 버섯을 키우고 있는지 소를 키우고 있는지 염소를 키우고 있는지 확인이 불가능하거든요”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4일, 산업통상자원부는 204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을 약 35프로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