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강남 8학군’으로 불려…자녀 교육 위한 이주 시선 지배적
유명 스타들이 어바인으로 향하는 배경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오지만 자녀 교육을 위한 이주라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미국 내에서도 단연 높은 교육열을 자랑하는 지역인 데다, 손꼽히는 명문 학교들도 자리 잡고 있어 자녀 교육에 관심이 높은 연예인들을 불러들인다는 분석이다.
김태희 비 부부. 연합뉴스
2017년 결혼한 김태희 비 부부는 9월 둘째 아이 출산을 앞두고 있다. 결혼한 첫 해에 딸을 얻은 부부는 이달 초 어바인에 있는 2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24억 원 상당의 고급 주택을 분양받았다. 이보다 앞서 5월 30일 부부는 나란히 미국 LA로 출국했다.
김태희 비 부부의 어바인 고급 주택 구입이 알려진 직후 여러 해석이 뒤따랐다. 일부에선 “김태희의 할리우드 활동과 남편 비의 미국 활동을 염두에 둔 장기적인 계획의 일환”이라는 분석도 꺼냈다. 하지만 설득력이 약하다. 김태희 측의 설명도 이를 뒷받침한다.
김태희 소속사 비에스컴퍼니 관계자는 “(어바인 주택 구입이) 할리우드 진출을 위해서라는 내용은 상당히 과장된 부분이 있다”며 “결혼 전부터 오디션을 보긴 했지만 결정된 작품이 없을뿐더러 앞으로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라고 밝혔다. 주택 구입 이유 역시 “개인적인 부분이기 때문에 일일이 알리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연예계에서는 이들 부부의 주택 구입이 “미국 활동을 위한 준비”라기보다, 자녀 양육과 교육을 위해 미국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한 차원으로 보고 있다. 첫 딸에 이어 둘째 출산을 앞둔 부부가 아이들을 위해 일찌감치 준비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게다가 연예계에 종사하는 스타 부부들이 이미 어바인에 둥지를 틀고 안정적으로 생활하는, 검증된 곳이란 믿음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내 한인들이 꺼내는 시각도 비슷하다. 실제로 미국에 거주하는 한인들이 활동하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김태희 부부의 어바인 주택 구입을 두고 공통적으로 “자녀 교육용”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에 더해 갓 결혼한 유명 연예인 부부까지 어바인에 자리 잡으려는 것을 흥미롭게 바라보는 시선도 존재한다.
김태희·비 부부의 이번 어바인 주택 구입이 화제가 되는 또 다른 이유도 있다. 이들 소유의 주택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 결혼 뒤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 있는 비 소유의 주택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한 부부는 지난해 약 한 달 차이를 두고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최고급 아파트 단지인 ‘한남 더 힐’을 각각 한 채씩 사들였다.
비가 먼저 70평대 아파트에 33억 원의 전세권을 설정했고, 그 직후 김태희가 같은 평수의 아파트를 42억 3000만 원에 매입했다. 이미 서울 강남 일대에 소유 건물도 보유하고 있는 이들 부부가 국내를 넘어 미국으로도 주택 수를 늘린 사실은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대목이다.
손지창 오연수 부부. 일요신문DB
김태희 비 부부보다 앞서 어바인으로 이주한 스타들은 여럿이다. 연예계 ‘절친’으로 통하는 배우 오연수와 신애라 가족이 비슷한 시기 자녀와 함께 어바인으로 이주해 화제가 됐다. 미국으로 거처를 옮기면서 자연스럽게 연기 활동도 어렵게 됐지만, 이미 각오한 일인 만큼 현지 생활에 적응해 살아가면서 자녀 교육에 힘쓰면서 또 다른 인생을 맞이하고 있다.
손지창 오연수 부부는 2014년 어바인으로 향했다. 가족과 함께 지내기 위한 선택이자 무엇보다 대학 입시를 앞둔 두 아들의 교육 문제 때문이기도 했다. 당초 2~3년을 계획하고 떠났지만 여전히 미국을 오가면서 생활하고 있다.
이듬해인 2015년 신애라도 세 자녀와 함께 어바인으로 향했다. 남편 차인표는 서울에서 연기 활동을 하고, 일정이 없을 때 미국에서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식으로 지내고 있다. 신애라는 자녀들의 교육은 물론 자신도 신학 관련 교육기관에서 학업을 병행하고 있다. 본인 유학을 겸해 아이들의 교육까지 염두에 둔 미국행인 셈이다.
이처럼 유명 연예인들이 몰리자 국내서도 어바인을 향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대체 어떤 곳이기에 스타들이 새로운 터전으로 삼는지 궁금증을 내놓는 이들도 많다.
어바인은 미국 내에서도 교육열이 높기로 유명한 지역이다. 계획 신도시답게 미국에서 ‘살기 좋은 도시’를 꼽는 순위에서 빠지지 않고 거론되기도 한다. 미국 명문 학교들도 자리 잡고 있어 유명 연예인은 물론 자녀 교육에 관심을 둔 한국 이민자들도 모인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어바인은 일명 ‘미국의 강남 8학군’으로 통하기도 한다. 다분히 한국적인 시선 아래 만들어진, 반길 수만은 없는 수식어이지만 그만큼 어바인을 상징할 만한 단어도 찾기 어렵다.
좋은 조건을 두루 갖췄다는 건 그만큼 교육비가 비싸다는 뜻이기도 하다. 연간 3500만 원에서 4000만 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지만 고소득을 자랑하는 유명 연예인에게 이런 학비는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이해리 스포츠동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