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모멘텀 절실” vs“여전히 매력적”...투자 의견은 엇갈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일 한미약품은 전 거래일 보다 27.26%(11만 3000원) 급락한 30만 1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52주 신저가다.
한미약품 사옥. 사진=한미약품
한미약품의 주가가 급락한 데에는 기술 수출한 얀센으로부터 비만·당뇨 치료제에 대한 권리를 반환받았기 때문이다.
한미약품은 전날 파트너사인 다국적 제약사 얀센이 비만·당뇨 바이오신약물질 ‘HM12525A’(얀센코드명 JNJ-64565111)에 대한 권리를 반환했다고 밝혔다. 한미약품은 지난 2015년 11월 중국과 한국을 제외한 전세계 개발 및 판매 권리를 총 9억 1500만 달러(약 1조 원) 규모로 얀센에 기술수출한 바 있다.
얀센의 반환 결정은 최근 완료된 2개의 비만 환자 대상 임상2상에서 1차 평가 지표인 체중 감소치가 목표치에 도달했으나 당뇨가 동반된 비만 환자에서의 혈당 조절이 내부 기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미약품이 이미 수령한 1억 500만 달러에 대해서는 반환하지 않아도 된다.
이번 악재에 주요 증권사들은 한미약품에 대한 목표가를 잇따라 하향 조정했다.
지난달 26일까지 만하더라도 목표주가 46만 원을 제시했던 키움증권은 목표주가를 35만 원으로 낮췄다. DB금융투자는 목표주가를 45만 원에서 40만 원으로,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기존 53만 원에서 43만 원과 44만 원으로 조정했다.
대신증권과 하나금융은 목표주가를 각 50만 원으로, NH증권은 53만 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한화증권과 미래에셋대우는 각각 60만 원과 61만 5000원으로 내렸다.
구자용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한미약품은 아직 비만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으나 계약이 해지되었으므로 신약가치에서는 제외한다”고 분석했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미약품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2000억 원에 가가운 R&D 비용을 집행할 전망”이라며 “추가적인 기술수출과 같은 R&D 결실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현재의 밸류에이션은 정당화하기 힘들며 한미약품 매수를 위해서는 새로운 모멘텀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도 “하반기 트리플어고니스트(NASH) 1b상, 작년 FDA 혁신치료제 지정이 불발된 포지오티닙, 오락솔 등의 데이터 발표가 예정돼 있어 성공적인 발표 및 추가 기술 수출 등으로 R&D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증권가 일각에서는 여전히 한미약품에 대해 ‘매수’ 의견을 제시하며 상승여력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김태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투자자의 부담은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NASH(비알콜성지방간염)치료제로 임상1상 중인 트리플 아고니스트, 연내 미국과 중국에서 임상1상 IND 신청이 기대되는 이중항체 등은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구완성 NH투자증권 연구원도 “국내 제약, 바이오 섹터의 연이은 악재로 투자심리가 악화돼 단기 주가 충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하반기 롤론티스 미국 FDA 허가 재신청 등 다수의 R&D 모멘텀이 기대되므로 낙폭과대시 매수를 권고한다”고 설명했다.
문상현 기자 m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