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전 우울증 진단...경찰, 정신건강센터 인계 방침
수원남부경찰서는 재물손괴 혐의로 A 씨(49․여)를 수원시 권선구 일대에서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24일 밝혔다. A 씨는 지난 10일과 20일 2차례에 걸쳐 수원 망포동의 유니클로 매장에서 40여 만 원 상당의 의류 제품을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유니클로 매장에 들어가 의류에 립스틱을 그어 훼손한 4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사진=온라인커뮤니티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10일 쌓여 있는 흰 양말 수십 켤레에 붉은 액체로 세로 줄을 그었고, 20일에는 수십여 점의 옷에 이물질을 묻혔다. 경찰은 A씨가 립스틱 등을 사용해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지난 21일 업주의 신고를 받고 폐쇄회로(CC)TV 분석 등을 통해 24일 오전 10시30분쯤 A씨를 검거했다. 앞서 빨간줄이 그어진 유니클로 양말 사진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퍼졌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9년 전 우울증 진단을 받고 약을 복용해왔지만 2년 전부터 약을 끊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0일 길을 걷다가 우연히 빨간색 펜을 주웠고 유니클로 매장에 가서 양말에 줄을 그었다. 이 과정에서 마음이 편해지는 걸 느끼자 20일에 다시 가서 범행을 했다.
A 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유니클로가 어떤 곳인지도 모르고 범행 전에는 유니클로를 가본 적도 없다”고 진술했다. 그는 “‘일본제품 불매 운동’ 때문에 범행을 저지른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정신건강센터에 인계할 계획이다.
일본 의류 브랜드인 유니클로는 우리나라에 187개 매장을 두고 있다. 최근 확산되고 있는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중심에 올랐다.
문상현 기자 m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