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회사 ‘티펙스’가 승마 사업 담당…모나미 “관련 내용 답변 어려워”
2016년 모나미가 모나미승마단을 창단한 것으로 보아 송 회장이 승마에 관심이 있는 건 어느 정도 사실로 보인다. 또 티펙스가 독일 승마장을 구입한 2016년, 송 회장 측은 경기도 이천시에서 승마스쿨을 운영하는 업체 ‘올포원’을 설립한 것으로 ‘일요신문’ 취재 결과 확인됐다. 해당 승마스쿨 코치진에는 국가대표 출신도 다수 있다. 주변 관계자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올포원은 송 회장 측이 운영했지만 구체적인 지분 관계는 확인되지 않는다.
경기도 용인시 모나미 본사 건물 전경. 사진=고성준 기자
지난 6월, 티펙스는 올포원을 흡수합병했다. 동시에 티펙스는 ‘승마장업’ ‘말 사육업’ ‘경주마 및 승용마 생산업’ 등 승마와 관련한 11가지 항목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이전에도 사업목적에 ‘승마관련 투자사업’ ‘승마관련용품 수입 및 유통업’ ‘승마관련용품 판매 및 임대업’ 등 승마와 관련한 3가지 항목이 있기는 했다. 하지만 티펙스가 과거 단순 투자와 용품 판매 관련 사업만 진행했다면 이제는 직접 승마장을 운영하고 말 사육에 나설 수 있게 됐다.
티펙스는 2016년 구입한 독일 승마장도 현재 운영 중에 있다. 이로써 송 회장의 승마 관련 사업은 티펙스에서 일임하게 된 것이다. 다만 이 외에 티펙스가 진행하는 승마 관련 사업은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티펙스 관계자는 독일 승마장에 대해 “(과거 밝혔듯) 투자 목적이 맞다”며 “현재 그곳에서 말을 판매하거나 마방(마구간)을 임대하면서 임대료를 받는 사업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2008년 설립된 티펙스는 모나미의 물류 운송 등을 담당하고 있다. 한국기업데이터 기업정보 보고서에 따르면 티펙스는 지난해 매출 85억 원, 영업이익 11억 원을 기록했다. 또 지난해 말 기준 티펙스의 자본은 24억 원, 부채는 21억 원으로 부채비율은 86.13%다. 흑자 기업이기는 하지만 그렇게 규모가 큰 회사는 아닌 셈이다. 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티펙스는 모나미로부터 약 43억 원의 매출을 거둔 것으로 나와 매출의 절반을 모나미에 의존하고 있다.
티펙스의 승마 관련 사업이 규모가 큰 사업이라고 보기는 힘들지만 티펙스의 자산 규모를 감안하면 독일 승마장 투자금액 28억 원은 적은 돈이 아니다. 게다가 티펙스가 전적으로 의존하는 모나미도 최근 매출이 하락세에 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모나미의 매출은 2016년 1402억 원, 2017년 1377억 원, 2018년 1352억 원으로 하락했다. 순이익도 2016~2018년 기간 동안 각각 57억 원, 29억 원, 8억 원으로 급격히 줄었다.
모나미의 실적 하락은 당장 티펙스에도 영향이 갈 수밖에 없다. 티펙스가 향후 사업 규모를 확장할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현재 하고 있는 승마 사업도 회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수준의 규모다. 다만 모나미와 티펙스 모두 승마 사업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어 자세한 전망을 하기는 아직 이르다.
한편, 모나미 측 관계자는 “계열사에 대한 내용은 답변하기 어렵다”며 “다만 정유라 씨 관련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
모나미, ‘애국 테마주’로 주식시장에서 떠오른 사연 최근 모나미는 주식 시장에서 크게 주목 받는 종목이다. 지난 7월 1일 주당 2590원이었던 모나미의 주가는 7월 30일 6670원으로 한 달 동안 2.5배 이상 뛰었다. 최근 실적이 좋지 않은 모나미의 주가가 상승한 배경에는 일본의 수출 규제 정책이 있다. 그간 하이테크 등 일본산 볼펜이 인기가 높았지만 국내 소비자들이 일본산 불매 운동을 벌이면서 모나미가 대체제로 떠오른 것이다. 교보문고 핫트랙스에 따르면 모나미의 7월 둘째 주 판매량은 7월 첫째 주 대비 39.8% 상승했다. 모나미는 최근 주가가 오르자 자사주 일부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모나미는 지난 7월 17일 자사주 70만 주 중 절반인 35만 주를 주당 4323원, 총 15억 1305만 원에 처분하겠다고 공시했다. 모나미는 매각 목적을 “유동자금 및 투자자금 확보”라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통상 자사주 매각 시기를 주가의 최고점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모나미의 주가는 17일 이후에도 꾸준히 상승해 증권가에서도 의외라는 반응이 나온다. 한국거래소는 최근 모나미를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하기까지 했다. 모나미와 비슷한 사례로는 하이트진로가 있다. 최근 아사히 등 일본 맥주 불매운동이 벌어지면서 국산 맥주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하이트진로홀딩스의 주가는 7월 1일 주당 9000원에서 7월 30일 1만 2050원으로 올랐다. 이들 기업들은 소위 ‘애국 테마주’로 불린다. 증권가에서는 애국 테마주에 대한 ‘묻지마’ 투자는 주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테마주는 해당 사안에 대한 관심이 식으면 주가도 자연스럽게 하락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일본과의 관계도 어떻게 변화할지 알 수 없으니 회사의 각종 지표를 꼼꼼하게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형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