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KBS ‘제보자들’ 캡쳐
22일 방송되는 KBS2 ‘제보자들’은 돌이킬 수 없는 치아 손상을 입힌 공포의 치과에서 생긴 일을 살펴본다.
어느 날 대수롭지 않게 방문했던 동네 치과. 하지만 결과는 참혹했다고 한다.
그저 충치 하나 치료하러 갔을 뿐인데 치아 상태가 나쁘다며 다른 치아들을 갈아대어 인공치아를 씌울 수밖에 없는 상태를 만들고 결국 엄청난 진료비용을 물어야만 했다는 제보자들.
아무도 이 치과에서 그런 엄청난 일을 겪게 될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고 한다. 그 흔한 상담도 동의서 작성도 없이 일은 순식간에 벌어졌다는데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했던 것일까.
제보자들에 의하면 원장이 일단 환자의 이를 진료하며 ‘옆의 이들도 충치’라고 말을 하면서 이를 갈았는데 환자들은 원장의 이러한 치료 행위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들을 수 없었으며 또 치료 당시 마취를 너무 많이 해서 다른 이가 갈리는지 미처 인지할 수 없었다는 주장이다.
한번 들어가면 기본 8개에서 10개의 치아가 갈렸다는 치과. 이제 막 영구치가 올라온 여덟 살 어린이에서부터 교정 과정에 있는 이십대 초반의 대학생까지 그 대상도 가리지 않았다고 한다.
환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어쩔 수 없이 갈린 치아에 인공치아를 덫씌우든 임플란트 치료를 하든 다음 진료로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고 하는데 이 과정에서도 계속 나머지 이들이 갈리는 일이 태반이었다고 한다.
제보자들은 원장의 이 같은 행동은 ‘과잉진료’이며 자신들은 돌이킬 수 없는 상해를 입었다고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병원에서뿐만 아니라 바로 문제의 원장이 운영하던 이전 병원에서도 똑같은 피해가 있었다는 것.
현재 해당 지역의 보건소에서는 피해자들을 접수받으며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제작진이 피해자들의 인터넷 모임 등을 파악한 결과 피해자들의 수는 약 450여 명 정도로 그 숫자 또한 엄청났다.
문제를 뒤늦게 인지한 환자들이 하나둘 생겨났고 그들의 항의가 거세지자 현재 문제의 치과는 폐업을 한 상태다. 치과는 아무런 통보도 없이 어느 날 갑자기 문을 닫았고 원장은 모습을 감추었다고 한다.
이미 수백만 원에서 많게는 수천만 원까지 진료비용을 선납한 피해자들은 다른 치과에서 나머지 치료를 이어나가려면 이중으로 비용이 들게 되었다고 한탄하고 있다.
경제적인 피해도 피해지만 한번 망가지면 되돌리기 어려운 치아 손상에 너무도 분노하고 있는 제보자들.
현재 피해 환자들은 문제를 일으킨 의사가 폐업 후 다른 곳에서 개업해 또 지금과 같은 일을 저질러도 이를 막을 수 없기 때문에 이 의사의 면허를 박탈해 달라며 국민청원에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의료법에서는 의사들은 면허 취소까지 이뤄진다 해도 최대 3년이 지나면 면허를 다시 받을 수 있다.
지난 2002년 영남제분 회장 아내에게 돈을 받고 허위 진단서를 써줬다가 벌금형을 받은 세브란스병원 의사나 환자에게 성범죄를 저질렀던 의사들도 버젓이 업무에 복귀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의사 면허 재교부 신청 43건 중 41건이 승인됐다.
매번 불거지는 비윤리적인 의사들을 대상으로 한 처벌 관련 문제 등 의료법의 실태와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다뤄본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