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 CJ관광단지 지정 및 조성계획(안)’
- 여주시와 CJ측 공공시설 포함 ‘구두상 동의’ 논란
- 道와 문체부에 ‘선 협의’ ‘후 법적절차’ 특혜의혹 제기
[여주=일요신문] 이백상 기자 = 여주농촌테마공원이 ‘여주 CJ 관광단지 지정’ 승인을 받기 위한 ‘들러리용’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3일 여주시에 따르면 CJ 대한통운(이하 CJ)은 지난해 5월 여주시 상거동 일원 145만 2292㎡ 부지에 1800억 원을 투입해 기존 골프장을 포함한 숙박시설과 수목원 등을 갖춘 ‘여주 CJ관광단지 지정 및 조성계획’ 승인신청서를 시에 접수했다.
그러나 이 사업은 경기도와 문화체육관광부 협의 과정에서 사업부지 대부분이 골프장이므로 공공성이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CJ는 관광단지조성 목적에 맞게 기존 골프장을 제외한 운동·오락시설 또는 휴양 문화시설을 추가 확보해야했다.
이후 CJ는 관광단지 지정 조건을 맞추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던 중 사업부지 맞은편에 위치한 여주농촌테마공원을 포함 시키는 내용을 검토했다. 부지면적도 크고 공공성을 갖추고 있는데다 사업비도 절약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문제를 놓고 CJ는 테마공원 소유주인 여주시와 협의를 벌여 지난 4월께 시로부터 ‘사업계획에 편입시켜도 좋다’는 ‘구두상 동의’를 얻어 현재 문체부 등과 사전협의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일각에선 130억 원 이상이 투입된 농촌테마공원이 대기업의 관광단지 승인 조건을 충족시켜주기 위한 ‘들러리’로 활용되선 안 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특히 공공시설물을 시의회 의견청취나 공유재산 심의과정 없이 일반 사업자의 사업계획서에 포함돼 행정절차가 진행된다는 것은 특혜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공공성 확보가 필요한 CJ와 농촌테마공원을 활성화시켜보자는 시 입장이 맞아 떨어진 것”이라며 “이 계획안이 경기도와 문체부에서 받아들여지면 사업설명회나 승인절차를 거쳐야하기 때문에 아직 완벽하게 동의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구두상 동의’를 해준 여주시는 ‘거꾸로 행정’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나중에 법적 절차를 거칠 예정이므로 협의 과정에서 구두상 동의는 괜찮다는 식의 논리는 행정을 집행하는 기관에서 적절치 않다는 지적에서다.
여주시의회 일부 의원들은 “공유재산 심의도 없이 공공시설을 구두 상 동의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발끈하고 나섰다.
일부 시의원들은 “일단 진행부터 시켜놓고 가능하단 답변이 나오면 그때 가서 법적절차를 밟겠다는 것은 어느 나라에 있는 법이냐”며 “모든 과정을 당장 중단하고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사실 확인부터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도 “테마공원이 대기업의 목적사업을 위한 ‘들러리’로 전락되고 있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주민공청회 때도 없었던 계획이 ‘구두상 동의’만으로 포함된 것은 전형적인 밀실행정의 표본”이라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CJ 대한통운 관계자는 “농업테마공원이 포함돼서 확정된 것은 아니다”면서 “현재 협의 중에 있고, 여주시와 경기도와 협의가 마무리되면 (기존에 접수돼 있는)설계도서를 변경‧보완해서 다시 인허가 협의를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농업테마공원을 포함시키는 방안에 대해서만 여주시에 설명을 한 상태이고 시에서 동의를 해준 내용은 없다”며 “지금은 인허가 보완을 제출하기 전 단계에서 이 안에 대해 가능할지 여부를 알아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여주농촌테마공원은 약 130억을 투입, 8만2378㎡ 규모로 농업·농촌의 현실을 인식하고 평소 식탁에 농산물에 대한 탐구능력 증진과 이해를 도모할 목적으로 조성돼 지난 2013년 4월 개장했다.
ilyo03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