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당시 윤석열 부장의 특수 1부, 사업 특혜·비리 의혹 관련자 전원 무혐의 처분
비싼 통행료로 악명이 높은 거가대교는 사업 특혜·비리 의혹에 휘말렸지만 관련자 전원 혐의 없음 처분을 받았다.
[일요신문] 2011년 11월 거가대교통행료인하시민대책위(시민대책위)와 경실련 등이 감사원 감사 자료를 토대로 거가대교 관련 사업자 및 공공기관을 검찰에 고발했으나 무혐의 처분한 사건에 대해 경남미래발전연구소(이사장 김해연)가 재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당시 시민대책위는 사업비 과다 책정, 부당 임대료 수익, 공사비 이중계산 및 탈세, 설계·감리비 허위 산정 방식으로 거가대교 총사업비 1조 9831억 원(2010년 경상가) 중 최대 8517억여 원의 부당이득을 얻은 의혹을 제기하며 GK해상도로와 대우건설, 경남도·부산시 관계자 등을 사기 및 업무상 배임 혐의 등으로 고발했다.
하지만 윤석열 검찰총장이 당시 부장검사를 맡았던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는 거가대교 사업 특혜·비리 의혹과 관련해 배임 혐의 등을 받던 서종욱 대우건설 사장과 컴소시엄 참여 건설사, 김경수 GK해상도로 대표, 허남식 부산시장 등 15명에 대해 전원 ‘혐의 없음’의 처분을 내렸다.
당시 검찰 측이 “주무관청인 경남도·부산시와 건설사의 양측 전문가들이 모여 공사대금을 합리적으로 산정했기 때문에 사업비를 과다계상한 것으로 볼 수 없다. 총 공사비는 하도급비 외에 자재비, 간접비 등 다양한 항목으로 이뤄지는데 공사이윤과 하도급계약으로 인한 차액만 갖고는 사전에 확정이윤을 정해놓고 공사한 것으로 단정할 수 없다. 공사 수주나 발주 과정에서도 법적으로 하자가 있거나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고 시민대책위 한 관계자가 전했다.
시민대책위가 사업시행자 등을 고발한 근거는 당시 감사원의 감사결과다. 감사원은 거가대교 총공사비는 1조 9831억 원으로 침매터널구간 스프링클러 누락 등 안전율을 낮추는 방식 등으로 공사비 402억 원을 차감할 요인이 있다며 이를 시정하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감사원은 공공기관으로서 감사만 할 뿐 피고발자에 대한 압수수색과 자금추적 등의 권한이 없다. 특히 감사원은 사업시행자에 수차례에 걸쳐 하도급내역과 직영공사내역 등 핵심자료 제출을 요구했으나 시행자 측은 이를 거부했다.
시민대책위는 수사 권한이 있는 검찰에서 모든 잘못이 밝혀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결과는 기대와는 달랐다. 이처럼 무혐의 처분이 내려진 사건에 대해 경남미래발전연구소가 재수사를 촉구하고 나선 것은 최근 ‘조국 정국’이라고까지 불리는 국내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시민대책위 관계자는 “당시 검찰은 고발자 조사도 제대로 하지 않았고, 사업시행자들에 대해 자금추적조차도 하지 않은 채 사건을 종결 처리했다. 이로써 단군 이래 최대의 특혜 사업인 거가대교에 관한 사건은 검찰의 무혐의 처분으로 국민이 의혹 해소를 위한 모든 통로는 차단됐다”고 말했다.
경남미래발전연구소 김해연 이사장은 “거가대교의 당초 건설 목적은 부산과 거제와 경남을 연결함으로써 경남이 가진 조선산업과 부산의 기계산업이 한데 어우러져 지역 관광산업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것이었다”며 “통행료를 적정한 수준으로 인하해야 이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검찰은 조국 법무부 장관을 수사하는 것처럼 거가대교에 관한 의혹 수사에 즉각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정민규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