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석한 공무원 ‘술자리’ 말리지 않아 부적절처신 논란
“술자리 아냐, 술판은 와전된 것”
[일요신문=여주] 이백상 기자 = “그렇게 생각이 없나?” 여주시체육회 핵심 임원들이 공공시설에서 대낮 술판을 벌인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말썽이다. 술자리에는 사무관급 공무원도 배석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13일 여주시체육회와 주민들에 따르면 시민의날 기념 체육대회 축구 예선전이 치러진 지난달 9일 오후 여주종합운동장 내 체육회사무실에서 술판이 벌어졌다. 이 자리에는 체육회 C수석부회장과 임원, 응원 차 방문한 일선 읍면장 등 6명 안팎의 인사가 참석했다.
이들은 해장국을 안주삼아 소주 5병을 비웠다고 한다. 거의 1인 1병에 가까운 과음 수준이다. 음주행위가 근절돼야 할 공공시설 내 술자리였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술잔을 기울여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휴일이라 근무자는 없었지만 체육회 사무실은 평소 여직원을 포함해 10여명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이런 신성한 업무 공간에서 소위 여주 체육계를 이끌고 있는 핵심 인물들이 대낮 술판을 벌인 셈이다.
더한 것은 당시 술이 떨어지자 C수석부회장이 모 종목 단체장에게 “사무실에 술이 있느냐”며 술을 구하러 까지 다닌 것으로 알려져 체육계 수장으로서의 망신을 자초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C수석부회장은 “술자리는 아니다. 술판은 와전 된 것”이라며 “배가 고파서 응원 차 오신 분들과 해장국을 시켜 먹으며 소주 한두 잔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술을 구하러 다녔다는 얘기에 대해선 “그것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대회 끝나고 나서 다른 식당에 가서 마셨다”고 주장했다.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공공시설 내 술판은 지탄받아 마땅한 행동”이라며 “더구나 이를 제지하지 않고 함께 술을 마신 공무원은 도대체 무슨 생각이었는지 묻고 싶다”고 전했다.
체육회는 오는 12월께 자치단체장의 체육회장 겸직 불가로 ‘선거를 통해 민선 첫 체육회장’을 선출하게 된다. C수석부회장은 이번 선거에 유력한 출마후보로 거론된다. 일부 임원들과의 체육회사무실 내 술판이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ilyo0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