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욱 “당신에게 김일성은?” vs 성남민예총 “공연 전체를 보지 않은 색깔 공세”
논란의 발단은 자유한국당 민경욱 국회의원이 페이스북에 “김일성 사진을 가슴에 붙이고 노래를 부릅니다. 북한이 아니고 성남시 주최 남누리북누리라는 문화행사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성남시가 예산을 지원한 행사입니다. 김일성이 당신에게는 어떤 존재입니까?”라는 글과 함께 김일성 사진이 붙은 의상을 입은 공연자의 사진을 함께 게재하면서 시작됐다.
민경욱 의원의 문제 제기에 대해 성남민예총은 “공연 전체를 보지 않은 색깔 공세”라는 입장을 밝혔다.
성남민예총은 “해당 장면은, 남누리북누리 콘서트의 구성 중 시 낭송 공연으로, 북한의 오영재 시인이 쓴 시 ‘오, 나의 어머니-40년 만에 남녘에 계시는 어머니의 소식을 듣고’를 수필가 문영일 선생이 낭송한 장면이다”라며 “본 공연 중 시낭송 부분은 북의 아들과 남의 어머니가 서로 시를 주고 받는 형식으로 구성돼 있어서, 문영일 수필가는 북의 아들을 표현하기 위해 김일성 뺏지를 프린트해 왼쪽 가슴에 붙이고 시낭송을 했고, 남의 어머니 역할이었던 이혜민 시인은 ‘팔랑나비’라는 자작시를 한복과 머리수건을 두르는 의상을 한 채 답가 형식으로 시낭송 장면을 연출한 것으로서 남북 이산가족의 아픔을 담았을 뿐이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즉, 공연 상 필요한 의상일 뿐, 특정한 의도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이를 현장에서 본 공연을 지켜보지도 않고, 공연 전반의 내용과 흐름을 전혀 알지도 못하시는 분이 공연 의상을 문제 삼아 내용을 왜곡하여 SNS를 통해 공론화시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을뿐더러, 시 낭송 퍼포먼스를 퍼포먼스 그 자체로 보지 못하는 이념의 잣대를 들이대는 모습에 아연실색할 뿐이다”라며 “남북 화해와 평화, 공동번영 시대에도 그칠 줄 모르는 철 지난 색깔공세가 더이상 지속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민경욱 의원의 페이스북 내용에 대해 강한 유감을 나타냈다.
‘2019 제1회 Concert 남누리 북누리 공연’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민경욱 국회의원의 페이스북. (사진출처=민경욱 페이스북)
이에 대해 문화계의 한 인사는 “문화예술이 이념투쟁의 도구로 변질하는 것을 염려한다”며 “창의적 사고와 무한한 상상력의 영역인 문화예술만큼은 정치가 개입하지 않는 사회적 합의와 이러한 문화를 존중하는 성숙한 정치인들이 많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문화예술에 정치가 개입하는 순간, 그 민족, 그 나라의 문화예술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며 “한류가 세계 속에 자리하는 요즈음, 문화예술발전을 저해하는 정치적 행위와 발언을 경계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하나의 공연, 하나의 작품에서 전체를 보지 않고 단편적인 면만으로 예술가들을 비판하는 것은 지양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