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주지 일대 우범지역 전락하고 환경오염까지…“하우스 숙식하다 화재 발생 시 대형 인명사고 우려”
진주시 대곡면 일원에 펼쳐진 하우스 모습
[일요신문] 진주지역 하우스 농사를 불법 취업 외국인들이 도맡고 있어 사회문제로까지 비화하고 있다. 하우스 농사를 영위하는 사업주 격인 농민들이 임금이 싼 불법 취업 외국인들을 선호해서 빚어진 현상이다. 상황을 인지하고도 손을 놓고 있는 진주시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진주지역 하우스 농사가 불법 취업 외국인들의 차지가 된 것은 농업의 산업구조가 노약자 위주로 흐르고 있는 것과 직접적으로 맥이 닿아 있다. 젊은 청년들이 외면하는 산업에 외국인들의 진입은 어쩌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지만, 이로 인한 사회적 문제도 간과할 수 없는 것도 현실이다.
불법 취업 외국인을 대거 모집한 후 생산된 농산물은 국민의 먹거리를 제공해주는 측면도 있다. 하지만 과잉 생산된 농산물로 인한 가격하락 등 농민들을 더욱 힘들게 만들고 있다. 특히 불법 취업 근로자들이 유발하는 범법행위도 시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어 그냥 두고 봐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진주지역 대곡면, 진성면, 금산면 일원은 집단적인 하우스 농사를 하는 곳이다. 이곳에서 생산된 농산물은 전국적으로 유통되고 있다. 이들 지역은 점심시간이나 저녁에는 외국인으로 넘쳐나 한국이 아니라는 착각이 들 정도로 불법 취업자가 넘쳐나고 있다.
그러자 이 일대가 내국인들이 접근을 꺼리는 우범지대가 된 것을 넘어 외국인들이 사용한 쓰레기와 폐수의 처리로 인한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일부에는 이동식 화장실을 설치한 곳도 있지만, 통상 수세식 화장실을 설치해놓고 있다. 수세식 화장실 오물을 농업용수로에 바로 배출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우스 안에 불법으로 설치한 가설건축물과 불법소각 현장 모습.
쓰레기 불법소각은 더욱 심각한 문제다. 하우스의 특징상 화재에 취약해 자칫하면 외국인들이 대형 참사를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닐류는 좀처럼 꺼지지 않는 재질이어서 화재 발생 시 인명 피해는 불 보듯 뻔하다.
외국인들은 비닐하우스 안에 불법으로 만든 컨테이너, 가설건축물 속에서 숙식을 하고 있다. 집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위성안테나, 가스통, 에어컨 등이 설치됐다면 외국인 숙소라 봐도 무방하다. 진주지역 대곡면, 진성면, 금산면 일대는 이런 곳이 널리 산재해 있다.
농업 종사자 A 씨는 “하우스 농업 종사자가 대략 진주지역에 2000여 명 육박하기에 한 하우스당 외국인 근로자를 4~5명으로 추산했을 경우 불법취업자는 못해도 3000~4000명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농민들이 이런 문제를 안고도 불법 취업자를 원하는 이유는 명료하다. 내국인을 채용할 경우 4대보험 등 한 명 당 200만 원이 소요되지만, 외국인은 4대보험 없이 130만 원 정도만 주면 된다. 별도로 소득신고를 할 필요성이 없어 탈세로 이어진다.
외국인들의 입국 과정에도 불법이 판치고 있다. 합법적으로 국제결혼을 통해 입국한 뒤 농촌으로 진출한 여성들이 고향에 있는 이웃들에게 일자리를 알선하면, 이들은 관광비자를 받아 입국한 후 불법취업자로 모습을 바꾸는 게 통상적인 루트다. 물론 이 과정에서 브로커들도 한몫하고 있다. 법무부 창원출입국 외국인사무소 관계자는 “올해 진주지역 불법취업 외국인 단속을 20회 실시해 11월 현재까지 70명을 단속했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런데도 진주시는 손을 놓고 있다. 대곡면에 거주하는 B 씨는 “여태까지 진주시청이 불법가설 건축물이나 불법소각을 단속하는 것을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다”면서 “이렇게 우후죽순 하우스에서 생활하는 외국인이 불법소각으로 대형 인명사고가 나봐야 정신을 차릴 건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이 땅의 주인인데 이곳이 베트남인지 우즈베키스탄인지 태국인지 분간이 되지 않는다. 무리 지어 몰려다니는 불법 취업자들이 무서워 피해 다닌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정민규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