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의 골자는 “한국 증시에서 한국의 기관투자가나 개인투자가들은 거의 힘을 쓰지 못하는 대신 외국인들이 사실상 주도권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애널리스트가 이 같은 분석을 내놓은 근거는 다음과 같다.
외국인들은 1년에 한 번 꼴로 국내 주식시장에서 매수를 시도한다. 외국인들의 투자 행태에 따라서 국내 증시는 요동을 친다는 것. 실제로 지난 98년 9월∼99년 4월까지 외국인들은 8개월에 걸쳐 총 4조4천2백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이면서 종합주가지수는 309.74에서 705.59로 급등했다. 주식 변동률로 환산할 경우 8개월 동안 무려 142% 정도 오른 것이다. 외국인들은 또 지난 2001년 10월∼2002년 2월까지 4개월에 걸쳐 3조4천9백억원어치의 주식을 매입, 주가지수를 498.87에서 748.08까지 올렸다.
그러나 이런 외국인들의 매수세에 따른 국내 증시의 상승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지난해의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외국인들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국내 주식시장에서 총 2조6천9백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그러나 종합주가지수는 오히려 637.81에서 591.86으로 떨어졌다.
얼핏 보아서는 외국인들이 적극 매수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주가지수가 떨어졌으니 외국인의 움직임이 반드시 국내 장세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애널리스트는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집중적인 순매수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지수가 하락한 것처럼 보이지만, 한 달을 기준으로 지수 변동률이 산정된 것이기 때문이지 일일 기준으로 산정할 경우 외국인들이 손해를 봤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 번 한국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하면 얼마동안 계속 사들일까. 보고서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한 번 한국주식을 사기 시작하면 평균 57일 동안 사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8년에서 올 초까지 외국인들의 매수 성향을 분석해본 결과, 외국인들은 적게는 31일 동안, 많게는 1백46일 동안 주식을 연속 사들였다.
외국인들이 평균 57일 동안 연속에서 한국 주식을 사들인 규모는 약 3조7천4백억원 정도. 이 기간동안 종합주가지수는 평균 43%가량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들의 주식 투자행태에서 가장 큰 문제는 우량 기업에 국한되고 있다는 점. 한국의 대표적 블루칩으로 꼽히는 삼성전자, 현대차, 국민은행 등은 이미 지분의 50% 이상이 외국인에게 넘어갔다. 이는 사실상 한국의 알짜기업은 거의 외국인의 손에 넘어갔음을 의미한다고 이 애널리스트는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