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출시 예정인 BMW모토라드 R18 콘셉트 2. 도심형 크루저로 꾸며졌다
- BMW 크루저로 확장하는 중
BMW모토라드는 모터사이클 유행을 주도하는 대형 완성차 브랜드 중 하나다. 최근까지도 인기를 끌고 있는 클래식이나 어드벤처 장르 역시 BMW가 흐름을 주도했다. 특히 BMW의 90주년을 기념해 복각한 R나인티가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으며 클래식 붐이 시작된 것은 부정할 길 없다.
클래식하고 화려한 느낌의 새로운 1800cc 복서 엔진
이후 거의 모든 브랜드에서 클래식 모터사이클을 내놓으며 클래식 붐은 하나의 트렌드가 되었다. 브랜드마다 클래식 바이크를 바라보는 관점도 조금씩 달랐다. BMW는 레이서, 스크램블러, 퓨어까지 가지치기 모델을 선보였고, 두카티는 60년대 스크램블러에서 영감을 얻어 ‘스크램블러 두카티’라는 서브 브랜드를 만들기도 했다. 혼다는 아예 CB시리즈를 네오스포츠카페 콘셉트로 기존 라인업을 새롭게 재편했다.
단순히 과거의 모델을 복각한 뉴모델을 내놓거나, 과거의 것에서 영감을 얻어 새로운 것을 만들어 버리기도 했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이 클래식 바이크를 바라보는 시각 안에서 존재했고 그렇게 확장되었다.
고전적 디자인 표현이 무척 인상깊은 BMW R18 콘셉트
BMW는 이제 클래식 단물이 다 빠졌다고 판단한 것일까. 공랭 1,800cc 박서 엔진을 얹은 크루저 R18과 R18 콘셉트2를 공개하며 클래식 모델에 집중되어 있는 관심을 크루저 쪽으로 유도하려는 듯 보인다. 사실 BMW가 아메리칸 크루저 모델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과거 R1200C로 크루저에 도전했지만 성공을 거두지 못했던 경험을 갖고 있다.
하지만 그때와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이미 R나인티를 성공사례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R나인티의 성공의 이유 중 하나는 커스텀의 가능성을 열어 두며 커스텀 빌더는 물론 일반 고객들까지 취향에 맞게 바이크를 꾸미는 재미를 주었다는 것이다. 사실 이 커스텀의 영역에 가장 잘 어울리는 장르가 크루저 아니던가. 과연 R나인티를 성공시킨 BMW가 크루저로 바통을 이어나갈 수 있을까?
2020 출시 예정인 할리데이비슨 어드벤처 팬아메리카
- 할리데이비슨 자기부정으로 외연 확장
크루저 장르를 떠올릴 때 빼놓을 수 없는 브랜드는 역시 할리데이비슨이다. 그 어떤 브랜드보다 크루저 모터사이클을 가장 잘 만들고 가장 많이 팔고 있다. 할리데이비슨의 역사가 아메리칸 크루저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할리데이비슨은 아메리칸 크루저 장르 내에서라면 단연 최고의 브랜드다.
그렇다면 할리데이비슨을 아메리칸 크루저 브랜드로 정의하는 것이 옳을까. 물론 현재의 할리데이비슨을 가리킬 때에는 아메리칸 크루저 브랜드라고 표현하는 것이 옳겠다. 하지만 2020년을 기점으로 할리데이비슨은 크루저 브랜드를 넘어설 전망이다. 그 시작은 어드벤처 뉴모델 팬아메리카와 스트리트 네이키드 브롱스부터다.
2020 출격 예정인 할리데이비슨 네이키드 브롱스
사실 할리데이비슨이 크루저를 넘어 새로운 장르에 도전했던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과거 자회사 격인 뷰엘 모터사이클을 통해 할리데이비슨 빅트윈 엔진을 얹은 스포츠 모터사이클을 개발하며 크루저와 로드스포츠 2트랙 전략을 구사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장성을 이유로 다시 크루저 장르 안에 한정해 보수적으로 라인업을 꾸렸다.
그렇다면 왜 다시 할리데이비슨은 크루저 장르 밖으로 자신들의 영역을 확장하려는 걸까. 이미 확보한 충성도 높은 고객들의 볼멘소리도 감수할 만하다는 것인가. 크루저 시장의 절대강자 할리데이비슨은 아이러니하게도 크루저 시장의 한계를 파악했다고 판단해볼 수 있다. 이미 크루저 시장에서 선점 우위에 있기도 하니 새로운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다.
스포츠 라이딩의 재미를 선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기에 할리데이비슨에게는 이것을 증명할 시간이 필요로 하다. 아직까지는 할리데이비슨의 팬아메리카가 BMW R 1250 GS보다 오프로드를 더 잘 달릴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도 드물고 혹 GS보다 잘 달릴지언정 GS를 두고 팬아메리카를 선택해야 할 이유도 많지 않다. 스트리트 모델이라면 그 이유가 더욱 희석된다. 단순히 할리데이비슨의 브랜드 파워 뒤에 숨어 엔트리 라이더를 꾀는 떡밥의 역할이라면 아마 오래가지 못해 뷰엘처럼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그렇기에 자신들의 영역을 넘어선 도전을 끝까지 완수해 주기를 바란다. 할리데이비슨의 수많은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으려면 말이다.
이민우 모터사이클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