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놓고 성적 암시, 구독자가 후원금 낼 때마다 ‘추가 서비스’…시청자 신고에도 제재 없어
순수 마사지를 표방해 성적 암시를 주는 음란물이 유튜브에서 활개치고 있다. 사진=유튜브 캡처
마사지물은 AV(성인비디오) 장르물 가운데 하나로 볼 수 있다. 일본과 동남아 등에선 마사지를 해주는 콘셉트나 마사지숍에서 벌어지는 상황 설정의 음란물이 많이 제작된다. 이런 영상은 그간 불법 음란물 사이트에서 흔히 접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런 마사지물이 불법 사이트를 넘어 누구나 볼 수 있는 유튜브에 버젓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논란이 된 건 ‘OO마사지’라는 유튜브 채널이다. 이 채널에는 오직 마사지 영상만 게재된다. 남성 마사지사가 여성에게 마사지를 해 주는 영상이 전부다. 구독자는 4만 명이 채 되지 않지만 동영상별 조회수는 수십만 회에 이른다. 3개월 전 동영상을 올리기 시작한 이 채널은 짧은 기간 내 인기가 급상승했다.
OO마사지 채널의 영상을 살펴보면 ‘직장인을 위한 피로회복 마사지’, ‘허벅지살 부셔버리기’ 등과 같이 외설적인 요소는 거의 부각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거듭된 시청자 신고에도 계정에 별다른 제재가 가해지지 않았다. 하지만 영상을 보면 음란물과 같은 성적 암시가 드러난다.
우선 마사지를 받는 여성은 노출히 심한 의상을 입거나 상체를 탈의하고 있다. 여성들은 바니걸 코스튬을 입거나 빨간색 슬립을 입은 모습, 티팬티만 착용한 모습으로 마사지를 받는다. 마사지를 받는 여성은 직접적으로 신체를 노출하지는 않지만 간접적이라는 수위 내에서 최대한의 노출을 일삼는다. 간혹 가슴이나 은밀한 곳 등이 노출이 있는 경우에는 모자이크 처리를 한 상태로 영상이 올라온다.
‘망사슬립 입고 러브젤 마사지젤 일본마사지 따라하기’ 등과 같은 영상에서는 노골적인 성적 암시가 드러난다. 여성이 망사로 된 속옷을 입고 누워 있는데 마사지사가 러브젤을 배에 문지르는 장면이 영상의 전부다. 마사지를 표방하지만 시각적 자극을 주는 데 집중한 대표적 영상이다. 이 밖에도 사타구니 부위를 집중적으로 주물러대는 영상도 다수 발견됐다.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왜 굳이 코스튬을 입고 마사지를 받는지, 러브젤이 왜 마사지 도구로 활용되는지 등이 이해가지 않는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여성 신체 노출을 부각하고 몸에 젤을 문질러 바르는 것 등은 마사지와 무관한 행동이라는 지적도 받았다. 누리꾼들은 “순수 마사지라는데 왜 가슴을 주물럭거리나요?”, “일본 야동이냐? 유튜브는 제재 안하고 뭐하나?”, “돈 받고 음란물 판매하는 건 범죄”와 같은 반응을 내놨다.
OO마사지 유튜버는 여성 모델을 구해 영상을 찍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유튜버가 구독자와 소통해온 내용을 살펴보면 OO유튜버는 “전신, 풀샷, 리액션이 진짜 대박인데 요즘 위험해서 미공개 영상으로 올렸습니다. 원하시는 분은 5만 원 후원해주시면 영상 보내드리겠습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구독자가 후원금을 낼 때마다 추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계정주는 ‘5만 원 후원마다 미공개 영상을, 누적 10만 원마다 서비스 영상을, 50만 원마다 매우 특별한 서비스 영상을 제공한다‘고 공지했다.
콘텐츠가 담은 내용이나 소비되는 방식은 음란물 그 자체다. OO마사지 채널 구독자들은 마사지 영상에 “끝나고 여성이랑 관계 하셨나요”, “대놓고 가슴 만져도 되는 신의 직장”과 같은 댓글을 달았다.
유튜브에서 마사지 채널은 인기가 높다. 여성 마사지사가 자신의 마사지 서비스 영상을 올리는 채널도 유명하다. 여성 마사지사는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마사지를 제공한다. 이 채널에도 댓글을 살펴보면 여성 마사지사를 성적으로 소비하는 게 주를 이룬다.
마사지 유튜브의 노출 수위와 남녀 성행위 암시 동작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다만 국내 유튜버의 마사지 채널은 외국 채널과 차이점이 뚜렷하다. 유독 국내 유튜버의 마사지 영상은 일본 AV의 마사지물을 차용한 듯한 콘셉트와 분위기, 그리고 등장 여성의 코스튬 복장 등이 특징이다.
유튜브는 선정성 영상 규정을 두고 있지만 제재는 미흡하다. 선정성 규정을 살펴보면 선정적인 모든 영상 범주를 포함하고 있다. 유튜브가 공지한 ‘성적인 콘텐츠’ 정의에는 신체 애무, 시청자에게 성적 만족을 주기 위해 노골적이거나 수치심을 보여주는 모든 행위, 부분적인 노출, 성적 행위를 노골적으로 암시하는 행위, 성적 만족을 위해 콘텐츠를 모아 편집한 영상 등의 적시됐다. 그럼에도 마사지 채널들은 제재를 피해가고 있다.
남성 이용자가 많은 커뮤니티에서는 마사지 채널에 대한 정보공유가 활발하다. 마사지 채널별로 장단점을 평가하고 채널 주소를 공유하는데, 여성 모델이 주된 평가 기준이다. OO마사지도 여러 차례 언급됐다. 다만, 마사지 채널에 대해 남성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갑론을박이 일었다. 한 누리꾼은 “이 정도면 방송 정지감 아닌가”와 같은 반응을 내놨다.
금재은 기자 silo12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