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이여영 각별한 관계가 영향 소문…중기부 “로봇 서빙 카페 찾았을 뿐”
1월 3일 다정하게 사진을 찍은 이여영 대표와 박영선 장관. 사진=이여영 대표 소셜 미디어 캡처
중소벤처기업부는 1월 3일 새해 첫 간부회의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지하 식당가 레귤러 식스의 한 카페에서 개최했다. 로봇 바리스타가 있는 이곳은 ‘스마트 대한민국’을 정책 목표로 삼은 중소벤처기업부에게 정책 홍보용 장소로 안성맞춤이었다. 회의에는 아침부터 대전에서 올라온 중소벤처기업부 주요 실·국장 40여 명과 출입기자 등 언론인 다수가 참석했다.
공무원 사회에서는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현장 시찰이 아닌 간부회의였던 까닭이었다. 보통 현장 시찰에는 장관과 수행 인력 일부가 가지만 간부회의는 고위 관료 수십 명 전체가 움직여야 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대전에 있어 모든 간부가 대전과 서울을 왕복해야 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외부에서 새해 첫 간부회의를 외부에서 연 건 중소기업청이 중소벤처기업부로 격상된 이래 처음이었다.
이를 두고 요식업계에서는 박영선 장관과 이여영 대표의 각별한 관계가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행사가 있었던 곳은 이 대표가 공동 대표로 있는 회사가 운영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대표는 예전부터 정치인과 재계 인맥이 화려하기로 소문났다. 아마도 박영선 장관이 방문하게 된 계기도 이런 관계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카페가 위치한 레귤러 식스는 육류유통회사 육그램과 이여영 대표가 이끄는 막걸리 전문점 월향이 함께 연 식당가인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명 육월은 육그램과 월향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든 상호였다. 레귤러 식스에는 월향과 함께 이여영 대표가 운영하는 조선횟집, 산방돼지 등이 입점해 있었다.
박영선 장관과 이여영 대표의 인연은 2013년 무렵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일요신문 취재 결과 한 유력 언론의 간부가 교두보 역할을 했다. 이 언론인은 박 장관뿐 아니라 내로라하는 정재계와 권력기관 고위급 인사들을 이 대표에게 소개해줬다고 한다.
이와 관련, 박영선 장관은 아무런 답을 주지 않았다. 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는 “스마트 대한민국이란 모토를 연초에 가지고 있어서 기자들을 불러 우리 간부회의를 공개하는 건 어떻겠느냐는 제안이 나왔다. 로봇 서빙을 하는 곳을 인터넷에서 찾다가 이 카페를 발견한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서빙 로봇을 들여놓은 카페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위치한 대전에도 있었다.
이여영 대표도 여러 차례 연락에도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월향 관계자에 따르면 이 대표는 텀블벅 간장게장 프로젝트에 중국산 꽃게 끼워 넣기 의혹이 번진 뒤 언론과 접촉하지 말라는 내부 지침을 내렸다고 한다(관련기사 요식업 성공신화 월향 간장게장 프로젝트 ‘중국산 꽃게 끼워 넣기’ 의혹).
최훈민 기자 jipchak@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