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시청 전경
[이천=일요신문] 유인선 기자 = 경기 이천시의 민․관 협력기구인 ‘이천시 지속가능 발전협의회(이하 ‘지속협’)’의 과도한 예산 지원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이 단체가 추진하는 사업에 대해 또 다른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관련기사 본지 2/7 ‘민간단체 보조금 특혜논란’ 2/25 ‘이천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관변단체인가, 시민단체인가)
16일 이천시에 따르면 시는 올해 ‘지속협’에 운영비 이외에 민간경상사업 보조 추진 사업비로 지난해 1억 219만 원 보다 약 300% 증가된 4억 1,280만 원을 지원한다.
그러나 위 사업은 이천시의 전략사업 및 대형 프로젝트 기획 예산 9억4,661만 원의 84%에 해당하는 금액(7억9,499만 원)으로 지방자치단체가 기획하고 수행해야 될 주요 사업들을 민간단체에 위임하는 시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정책이라는 지적이다.
더욱이 이천시의 2020년 예산 확인 결과 부서별로 ‘지속협’과 중복되는 사업이 많고 일반시민들과 사업별 전문가들로 구성된 기획발전위원회, 규제개혁위원회 등 100여개의 각종 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추진사업의 목적과 역할 또한 불분명 하다는 비난여론이 일고 있다.
‘지속협’이 제출한 추진사업에 대한 세부 내역을 살펴보면 총회 580만 원, 운영위원회 792만 원, 확대운영위원회 워크숍 416만 원, 분과회의 실행계획실천 1,440만 원, 분과워크숍 1,860만 원, 청소년 위원회 2,538만 원 등을 편성했다.
회의와 워크숍 등으로 지난해 1,998만 원 보다 5,600여만 원 늘어난 총 7,626만 원을 역량강화 사업 명목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그리고 이 단체는 홍보사업으로 9,500만 원을 책정하고 홍보문자, 기후변화 주간홍보, 산수유. 도자기축제, 쌀 축제, 지속가능발전주간행사, 기획홍보사업, 지속가능발전 안내책자 제작 등에 사용한다.
또한, 교류사업 으로 2,800여만 원을 지원받아 동부권 교류와 연회비, 대회 참석 등에 455만 원, 시민사회단체축제에 2,350만 원을 사용할 예정이다.
물론 홍보사업과 교류사업의 성격상 차이는 있겠지만 시는 각종 축제의 준비위원회, 운영위원회, 실무위원회 등을 구성, 운영하며 적극적으로 홍보를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중복사업이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지속협’은 올해 연대 협력 명목으로 2,860만원을 편성하고 시민 원탁회의 950만 원, 규제개선 연대활동으로 총 1,910만 원을 사용한다.
그러나 이천시는 시민소통 활성화 추진 목적으로 6,958만 원의 예산을 책정하고 900만 원 씩 4회에 걸쳐 (3,600만 원) 이천 시민대토론회를 개최 할 예정으로 밝혀져 과연 이와 유사한 시민원탁회의가 필요한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또한, 이 단체는 규제개선 연대활동으로 1,910만 원의 예산을 책정하고 있지만 시는 수도권규제대응과 관련해 3회에 걸친 범시민운동 행사와 시민연대 토론회를 개최할 계획이며 홍보자료 제작으로 2,500만 원(5,000원*5,000부)의 예산을 편성하고 있어 중복사업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이와 함께 ‘지속협’은 교육 사업으로 9,089만 원을 지원받아 시민교육 3,800만 원, 전문과정 교육 1,351만 원, 단체읍면순회교육 2,040만 원, 경로당교육, 공무원교육, 단체별연대, 청소년교육 등의 사업을 진행한다.
그러나 이천시는 시민교육과정운영으로 1,200만 원 씩 4개 과정(총 4,800만 원)과 민주시민교육과정 2,000만 원, 민주시민 교육프로그램 1,000만 원을 지원 운영할 예정으로 밝혀졌다.
또한 시는 공무원 교육비로 4억2,000여 만 원의 예산을 편성해 직무향상과 역량개발교육, 소통 및 민원응대 강화 교육 등을 진행할 예정이어서 ‘지속협’의 교육 사업에 대한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아울러 이 단체는 지속가능 발전 목표 수립 명목으로 9,400만 원의 예산을 편성하고 시민 토론회 개최 1,000만 원, 전문가 용역 6,500만 원, 선포식 1,200만 원, 시민설문조사 700만 원 등을 사용한다.
하지만 시의 관련부서에서는 2021년 정책 공모사업 대응사업성 검토 용역 7,000만 원, 미래 전략사업 기본계획 수립 용역 3,000만 원, 종합발전계획 수립 용역 1억 원으로 예산을 편성하고 있다.
또한 ‘지속협’의 시민토론회 1,000만 원은 이 단체의 연대협력사업인 시민원탁회의 개최 950만원을 책정한 것과의 차이점을 이해하기 어려워 이 단체의 전반적인 추진사업 등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
이에 대해 시민 박 모 씨는 “비영리 민간단체의 공익사업에 보조금을 지원한다는 제도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행정관청이 시민의 혈세인 보조금을 특정 성향을 띤 단체에 몰아주는 건 민간단체를 ‘관변 단체’로 전락시키는 꼴” 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민간단체의 보조 사업은 철저한 평가와 성과관리를 통해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객관적인 기준에 의해 진행돼야 하며 이제는 보조금 제도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ilyo0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