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보니 ‘금지’ 아닌 ‘여행 자제 권고’…“팀 합류 문제 없다” 안도
한화는 외국인 투수 서폴드가 호주에 머물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들의 해외 출국을 금지한다”는 호주 총리의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한화 외국인 투수 워윅 서폴드(30)가 팀에 합류할 수 있을지 없을지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호주 출신 서폴드는 스프링캠프가 끝난 뒤 고향으로 돌아가 자택에 머무는 상태였다. 지난해 맹활약으로 재계약에 성공한 서폴드는 올해 선발 마운드가 강하지 않은 한화에서 에이스 역할을 해줘야 하는 투수다.
서폴드의 입국 가능 여부를 놓고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지자 한화 관계자는 “호주 당국의 조처가 전 국민의 출국을 원천 봉쇄하는 것인지 혹은 예외 사항 적용이 가능한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상황에 따라 대응 방법을 찾겠다”고 했다.
처음에는 사태가 심각해 보였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이날 “국민들의 해외 출국을 당분한 금지할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향후 최소 6개월간 이 방침이 이어질 수 있다”고 장기화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실제로 호주 정부의 국경 봉쇄 의지는 무척 강했다.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해외에 머무는 호주 국민의 귀국을 종용했을 정도다. 하늘길도 막았다. 호주 최대 항공사인 콴타스항공은 국제선 항공편을 90% 감축했고, 두 번째로 큰 항공사인 버진 오스트레일리아는 아예 국제선 운항을 전면 중단했다.
한화로선 서폴드가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지 못한다면 최악의 경우 외국인 선수 교체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구단 역사 전체에서도 손에 꼽을 만한 ‘모범 외인’이었기에 한화로선 걱정이 더 클 수밖에 없었다. 서폴드는 지난해 어려운 팀 상황 속에서도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31경기에 등판해 192⅓이닝을 소화하면서 12승을 올렸다.
한화와 재계약한 뒤에는 “2020시즌에 더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며 지난해 11월 열린 2019 프리미어12 호주 국가대표팀 차출까지 사양했을 정도다. 코로나19 사태가 아니었다면 이미 동료들과 함께 한국에 들어와 오는 28일로 예정됐던 시즌 개막전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을 선수다.
다행히 얼마 지나지 않아 한화 구단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호주 대사관을 통해 관련 사안을 확인한 결과 “자국민 출국 ‘전면 금지’가 아닌 여행 자제 ‘권고 조치’라는 점이 밝혀졌고, 해외에서 취업 비자를 발급받은 서폴드가 팀에 합류하는 데는 더더욱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동시에 한화는 서폴드와 긴밀하게 연락을 취해 사태가 더 악화하기 전에 입국 시기와 항공편을 확정하기로 했다. 또 다른 외국인 선수인 채드 벨과 제라드 호잉 역시 입국 날짜 조율에 나섰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이 솥뚜껑을 보고도 놀란’ 뜻밖의 해프닝이었다.
배영은 일간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