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KBS ‘고립낙원’ 캡처
중앙아메리카에 위치한 작은 나라 코스타리카. 아름다운 카리브 해와 울창한 정글이 펼쳐져 있어 풍광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이다.
그런데 코스타리카 수도 산 호세에서 5시간가량 산길을 달려야 닿을 수 있다는 ‘고립낙원’은 바다도, 정글도 아닌 ‘땅 속’에 숨어 있었다.
마누엘 바란츠(68)씨 가족의 온갖 미스터리한 벽화와 부조로 장식된 지하 낙원은 무려 372㎡(약 112평)에 달하는 흡사 미로와 같은 공간이다.
놀랍게도 14년간 마누엘 씨 가족이 곡괭이 하나로 직접 땅을 파 건설한 그들만의 왕국이다.
마누엘 바란츠(68), 리디에스(64) 부부와 막내딸 베아트리스(30), 손자 마티아스(10), 손녀 힐러리(9)까지 3대가 이 지하 공간에서 살고 있다.
지하 공간은 늘 실내온도 20도가량이 유지되고 각종 소음을 막아줘 너무도 쾌적하고 아늑하다고 한다. 또 그 속엔 거실과 화장실, 샤워실, 침실, 3개의 우물 등 총 12개의 공간이 마련돼 있다.
게다가 더 놀라운 것은 지하 낙원 내부에 수영장까지 만들었다는 사실이다. 코스타리카 특유의 덥고 습한 날씨가 계속될 때면 가족들은 이 수영장에서 피서를 즐긴다.
이 뿐만이 아니다. 동굴 벽을 긁어서 나온 흙으로 마스크 팩까지 하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코스타리카 수도 산 호세에서 인쇄소를 운영했었던 부부. 매달 직원들 월급을 주고 나면 남는 것이 없었다고 한다.
게다가 도시에서 가족들은 항상 소음 공해에 시달렸고 아이들은 교통사고의 위험에 노출되어있었다. 이곳에 지하 낙원을 건설한 후에야 마침내 가족은 마음의 평화를 찾게 됐다.
동굴을 판 것이 마누엘이었다면, 동굴 집에 생명력을 불어넣은 것은 바로 아내 리디에스. 동굴 벽에 새겨진 조각과 그림은 모두 그녀의 작품이다.
리디에스는 조각과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후 자신의 내면이 새로운 에너지로 가득 차는 신세계를 경험하게 됐다고 말한다.
지하 낙원을 건설한 이후 1석 2조의 효과로 얻게 된 지상 낙원도 있다. 지하 동굴을 파면서 나온 흙을 이용해 과거 구덩이에 불과했던 정원의 낮은 지대를 높게 쌓고 그 위에 바나나, 파인애플, 로즈애플, 만다리나 등 수십 종에 달하는 나무를 심어 현재의 울창한 정글과 같은 가족만의 정원을 만들었다.
앞으로 5년간 지하 낙원 건설을 계속하겠다는 마누엘 씨. 그의 바람을 돕겠다며 지하 낙원 건설의 조력자로 나선 브라질 출신의 방송인 카를로스 고리토. 과연 무사히 임무를 완수할 수 있을지 방송에서 공개된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