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투자 후 잇단 적자 “유가 하락 등으로 사업성 떨어져 청산하는 게 낫다고 판단”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2018년에 이미 해당 법인의 자산 매각 등을 완료했고, 청산 절차가 2019년 말에 끝난 것”이라며 “2019년에는 해당 법인을 통해 진행한 사업이 사실상 없었다”고 전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2019년 말 캐나다 법인 ‘POSCO DAEWOO E&P Canada Corporation’을 청산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사진=고성준 기자
2013년 8월, 포스코인터내셔널(당시 대우인터내셔널)은 사모펀드 데보니안과 함께 캐나다 뱁티스트 지역 광구 타이트오일가스 개발·생산 프로젝트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해당 프로젝트 지분 76.4%를 보유한 비법인합작투자(UJV)를 통해 참여했다. UJV의 지분율은 포스코인터내셔널 12.5%, 데보니안 37.5%, 캐나다 벨라트릭스 사 50%로 구성됐으며 이에 따라 포스코인터내셔널의 프로젝트 전체 지분율은 9.6%였다. POSCO DAEWOO E&P Canada Corporation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이 프로젝트 참여를 위해 설립한 캐나다 현지법인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분 매입비와 향후 시추비용 등을 포함해 총 7400만 캐나다달러(약 800억 원)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투자에 나설 당시 해당 광구의 전체 면적은 1만 2320에이커(약 4985만 7271㎡)로 지하 사암층에 원유와 가스가 분포돼 있다고 설명했다.
당시 이동희 전 포스코인터내셔널 부회장은 “캐나다에서 시작하는 첫 번째 자원개발 사업으로 그동안 축적해온 석유 및 가스 탐사의 노하우 및 개발 기술력을 한층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POSCO DAEWOO E&P Canada Corporation은 2014년 19억 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성공적으로 사업을 시작하는 듯했다. 하지만 2015년 34억 원의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2016년과 2017년에도 각각 62억 원, 83억 원의 적자가 났다.
적자가 이어지자 공동 투자자인 데보니안은 프로젝트 지분에 대해 풋옵션을 행사했고, 이에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017년 10월 약 1126억 원을 들여 데보니안을 인수했다고 공시했다. 풋옵션이란 특정 자산을 특정 시기에 미리 정한 가격으로 팔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이로써 포스코인터내셔널의 프로젝트 지분율은 38.2%로 늘었다. 하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고,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018년 11월 프로젝트 지분 전량을 벨라트릭스 사에 매각했다. 매각액은 950만 캐나다달러(약 83억 원)로 그간 투자한 금액에 훨씬 못 미친다.
POSCO DAEWOO E&P Canada Corporation은 2018년 512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투자액 전액을 손상차손으로 반영한 데 따른 것이다. 손상차손이란 미래 가치가 장부가격보다 현저히 낮아질 가능성이 있을 때 이를 손실로 반영하는 것을 뜻한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캐나다 자원개발 사업은) 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사업성이 떨어졌다”며 “여러 가지로 봤을 때 청산하는 게 낫겠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전했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