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시행 차원…심야 승객 거의 없고 대부분 여가·유흥 목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서울 구로구 코리아빌딩 콜센터 인근 신도림역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출근하는 모습. 사진=박정훈 기자
서울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이용객이 급감한 지하철 운행을 기존 오전 1시에서 자정까지로 4월 1일부터 1시간 단축한다고 밝혔다. 1~9호선과 우이신설선 등 서울 모든 지하철이 적용 대상이다.
지하철 단축 운행은 대중교통 차원의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해 시민들의 조기 귀가를 유도한다는 목적에서 시행된다. 서울시(교통공사)가 선·후불카드, 일회권, 정기권 등 교통카드 데이터를 바탕으로 지하철 이용 현황과 승객 이용 패턴을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심각단계가 발령된 지난 2월 23일 이후 일주일간 이용객이 전년 대비 40.5% 감소했다. 밤 12시 이후 심야시간대 1~8호선의 1칸당 평균 재차 인원도 6.4명이었다. 5호선을 제외한 1~8호선 전체가 한 자릿수 탑승률을 기록하는 등 이용률이 매우 저조했다.
특히 코로나19의 집단감염 예방을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던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 지하철 이용객을 분석한 결과, 심야 시간 이용객 상위 10개 역사는 강남, 홍대입구, 건대입구, 사당, 합정 등 대학가·유흥·오락시설 밀집 지역이었다.
심야 시간 중 필수불가결하게 이동하는 이용객과 여가·유흥을 위해 이동하는 수요를 판단하고자 일주일간 상위 10개 역사의 반복 통행비율을 분석한 결과도 비슷했다. 업무 통행 등 필수적인 사유로 이용하는 주 2회 이상 반복 통행비율은 오후 11시 이후 11.3%, 밤 12시 이후 7.4%에 그쳤다. 그러나 여가·유흥을 위한 주 1회 통행비율은 오후 11시 이후 88.7%, 밤 12시 이후 92.6%를 차지했다. 심야 시간 열차를 이용하는 주요 요인은 여가, 유흥 등 1회성, 비일상적 통행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이유로 단축 운행이 저소득층 또는 업무를 위한 통행에 불편을 끼치는 등 우려 상황은 발생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클럽과 콜라텍 등 유흥, 오락시설의 집단 감염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는 점도 감안했다.
현장에서는 운행 종료 이후 늘어난 작업시간을 확보해 안전 및 방역 업무를 수행한다는 방침이다. 열차 운행이 새벽 1시에서 밤 12시로 단축되면서 운행 종료 이후 작업시간은 2시간에서 3시간으로 1시간 늘어난다. 지금까지는 새벽 1시에 운행을 종료하면 급전과 단전 1시간 30분, 익일 첫차 준비 1시간을 빼면 실질적인 안전점검과 방역 시간은 2시간 밖에 확보되지 않았다.
마지막 열차 운행 시간은 노선별·역사별로 다르다. 변경 시간표는 운영 기관 홈페이지, 각 역사에 공지한다.
김예린 기자 yeap1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