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MBC ‘사람이 좋다’ 캡처
7일 방송되는 MBC ‘휴먼 다큐 사람이 좋다’는 개그맨 손헌수 편으로 꾸며진다.
2000년 남녀노소 누구나 따라 했던 유행어 ‘어, 그래’를 탄생시킨 MBC 코미디 ‘허무개그’의 주인공 개그맨 손헌수.
그해 신인상과 인기상을 휩쓸었던 그는 이후 이렇다 할 흥행작이나 유행어 하나 만들지 못했고 자신의 개그처럼 허무하게 잊혀지는 듯 했다.
그렇게 더 이상 바닥은 없을 거라고 생각할 무렵 인생의 또 다른 위기가 찾아왔다.
2007년 논산훈련소 퇴소 후 방위산업체에서 근무 중이었던 손헌수는 1년 4개월 만에 다시 논산 훈련소에 재입소해 현역 복무를 시작했다.
그러나 온 국민이 뉴스로 지켜봤던 싸이 보다 입소 날짜 또한 빨랐던 손헌수의 재입대에 관심을 갖는 이들은 없었다.
실제로 ‘군대 두 번 다녀온 연예인’ 1호인 손헌수는 이 두 번째 입대를 통해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맞이하게 된다.
손헌수는 “재입대해서 미래에 대한 계획을 짠 거예요. 그리고 계획 짠 대로만 살자고”라고 말했다.
재입대 순간부터 그는 노트 한 권을 쓰기 시작했다. 스스로 ‘드림북’이라고 부르는 이 노트에 군 생활 동안 써 내려간 내용은 모두 개그맨 손헌수, 남자 손헌수, 아들 손헌수로서 살아갈 미래에 대한 계획과 꿈으로 가득 차 있다.
실제로 제대 후 지금까지 손헌수는 드림북에 써둔 목표들에 하나씩 도전하며 살아왔다.
영화감독으로 도전해 단편영화제에서 수상했고 가수로 앨범을 낸 뒤 전국을 돌며 행사를 뛰기도 했다.
기획사를 차려 개그맨들의 공연 무대나 영상 콘텐츠 제작자로 나서기도 했다. 뚜렷한 성과 없이 실패한 도전이 많고 심지어 영화 제작비로 사채를 써 억대의 빚을 지고 좌절도 했다.
하지만 숱한 실패에도 그 또한 계획이고 과정이라 말하는 손헌수는 도전을 멈추지 않고 달려왔다.
부모님에게 손헌수는 아픈 손가락이다. 가난했던 집안 형편 때문에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안 해본 아르바이트가 없던 알바왕 아들.
신문 배달, 주유소, 막노동을 하며 용돈을 벌고 부모님까지 챙기는 속 깊고 생활력 강한 아들이 손헌수였다.
연예인으로 인기를 얻었을 때도, 두 번째 입영열차를 탔을 때도, 각종 사업으로 위기를 맞이했을 때도 아들을 믿고 응원했던 부모님.
가난하기 때문에 도움을 줄 수 없으니 그저 믿고 기다릴 뿐이라고 말하는 부모님이지만 바로 그 부모님이 손헌수가 살아가는 이유, 실패를 거듭해도 좌절하지 않고 계속 도전하는 이유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