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습아동학대·특수폭행치상 혐의 적용…“더 이스트라이트 전철 밟을까”
10인조 보이그룹 TRCNG의 멤버 우엽·태선이 소속사인 TS엔터테인먼트 관계자들을 상습아동학대 혐의 등으로 고소한 사건이 최근 전원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사진=TS엔터테인먼트 제공
14일 이들의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남강 정지석 변호사는 “사건을 수사해 온 서울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팀이 지난 10일 피의자들에 대해 전원 기소 의견으로 불구속 송치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들의 사건은 지난해 11월 세상에 알려졌다. 우엽과 태선 두 명의 멤버가 지난해 11월 4일 소속사인 TS엔터테인먼트에 내용증명을 보내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하는 한편, 박 이사 등 3명을 상습아동학대 및 특수폭행치상 등 혐의로 고소했다.
이들은 안무 책임자였던 박 이사가 미성년 멤버들을 상대로 상습 아동학대를 저질러 왔으며, 윤 아무개 안무팀장은 우엽에 대해 특수폭행치상에 준하는 부상을 입혔다고 주장했다. 2017년 데뷔한 TRCNG의 멤버는 데뷔 당시 평균 연령이 15.9세였으며, 고소를 진행한 시점에도 대부분의 멤버들이 만 18세 미만의 미성년자였다.
이들은 박 이사가 멤버들에게 매일 오후 5시부터 이튿날 새벽 5시까지 잠을 재우지 않고 안무연습을 시켰다고 폭로했다. 이어 다시 아침 10시까지 출근하게 해 보컬과 개인연습을 시키는 루틴이 반복됐다. 이로 인해 왕복 2~3시간 거리의 학교를 제대로 다닐 수 없었던 우엽, 태선은 결국 2학년에 재학중이던 학교를 자퇴 후 다른 학교에 재입학 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폭행 사례도 폭로됐다. 이른바 ‘매 맞기 내기’라는 게임으로 멤버들에 대한 상습 폭행이 이뤄졌다는 주장이다. 고소를 진행한 두 멤버는 “비보잉 안무연습 중 부상을 당해도 회사에서 어떤 조치도 취해 주지 않아 멤버들이 스스로 응급실에 가서 치료를 받았다” “멤버들에게 상습적인 욕설을 일삼고 숙소생활을 하게 했음에도 식사도 제공해 주지 않았다”고도 주장했다.
이와 같은 폭로가 보도되자 TS엔터 측은 즉각 보도자료를 내고 “이들의 주장하는 내용은 태선, 우엽의 일방적인 주장으로 TRCNG 멤버 모두가 동의하고 있는 내용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태선, 우엽의 행동은 TRCNG의 활동 전체에 피해를 주고 있으며, 당사의 명예를 훼손시킨 부분 등 손실을 일으키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무고 맞고소 등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실제 사건에 연루된 소속사 관계자들이 기소의견으로 송치되면서 TS엔터 측의 맞소송은 그 앞날이 다소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정 변호사는 이와 관련해 “당초 범죄지 관할인 서울용산경찰서에 사건이 배당돼 수사가 진행됐으나 피의자들이 사무실을 양천구 관할로 이전했다며 이송을 요구하고 수사에 응하지 않아 사건처리가 지연돼 왔다”며 “그후 지난 2월 서울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팀에 재배당돼 2개월 여에 걸친 수사 끝에 이번에 기소의견으로 검찰 송치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TRCNG 전 멤버들의 이번 소송은 연예계에서는 두 번째로 크게 불거진 ‘소속사의 아동학대 사건’이다. 앞서 미디어라인엔터테인먼트 소속 ‘영재밴드’ 더 이스트라이트의 멤버 이석철·이승현 형제 역시 김창환 회장 등 경영진과 소속사 관계자에 대해 상습 아동학대 등 혐의로 고소한 바 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