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정 효민 등 5명 지인 생일파티 참석…의료진 위한 ‘덕분에 챌린지’ 참여하고도 ‘이중성’ 비판
배우 이민정, 이주연, 김희정과 그룹 티아라의 효민, 전 리듬체조 선수 손연재 등이 지난 5월 9일 청담동의 한 브런치 카페에서 열린 생일파티에 참석해 논란을 빚었다. 사진=이민정 인스타그램 캡처
지난 18일 이른바 ‘이태원 아이돌’에 이어 20일에는 ‘청담동 배우들’이 터졌다. 당초 이 여배우들이 모인 장소가 이태원이라는 이야기가 퍼졌으나 실제로는 청담동의 한 브런치 카페였던 것으로 정정됐다.
배우 이민정, 이주연, 김희정과 그룹 티아라의 효민, 전 리듬체조 선수 손연재 등 5명은 지난 9일 공통된 지인의 생일파티에 초대됐다. 이 사실은 해당 파티에 참여한 유명 쇼핑몰 대표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인증 사진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사진에서 이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은 모습이어서 더 큰 비판을 받았다.
특히 이들이 파티에 참석한 날은 5월 9일로,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감염 확산의 심각성이 연일 보도되던 시기다.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로 바뀌었다고 해도 밀접 접촉이 일어날 수 있는 곳에 다수가 모인 것은 안일했다는 지적이 일 수밖에 없다.
이민정과 효민은 SNS ‘덕분에 챌린지’에 참여하고도 이번 논란이 불거졌다는 점에서 더 큰 비판을 받았다. 사진=효민 인스타그램 캡처
이 같은 사실이 보도되자 각 소속사는 공식입장을 내고 해명에 나섰다. 이들이 모두 제일 먼저 정정한 부분은 “이태원이 아니라 청담동 카페”라는 점이었다.
이민정의 소속사 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는 “친한 지인의 생일 초대에 모임 장소인 브런치 카페에 들러 선물을 전달하고 인사를 나눈 뒤 기념사진을 찍은 후 바로 장소를 나왔다”라며 “친한 지인의 초대였기에 축하의 뜻은 전하는 게 맞겠다 싶어 선물을 전달을 위해 잠시 들른 것이었지만, 이 또한 자제했어야 했다는 생각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효민과 김희정의 소속사 써브라임 아티스트 에이전시도 “두 사람이 지난 5월 9일,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지인의 생일에 참석했다”며 “늦었지만 이유를 불문하고 두 사람 모두 부주의한 행동이었음을 인지하고 있으며, 반성하고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
손연재 측 역시 “전 소속사 관계자의 생일 파티에 친분으로 참석했다”며 “장소는 이태원이 아닌 청담동의 카페였다. 생일선물만 전달하러 갔으며 사람이 많았기에 예의상 30분 정도 머물다 귀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주연의 소속사 미스틱스토리도 “이태원 소재 카페가 아닌 청담동 카페였다”며 “이주연은 생활 속 거리두기 등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와 같은 일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효민과 김희정의 소속사 써브라임 아티스트 에이전시는 “늦었지만 이유를 불문하고 두 사람 모두 부주의한 행동이었음을 인지하고 있으며, 반성하고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 사진=소속사 인스타그램
모임 장소가 이태원이든 아니든 대중들이 분노한 지점은 파급력이 큰 연예인들이 ‘이 시국에’ 일탈을 즐기고 있다는 것이다. 어린 학생들조차 등교도 하지 못하고 친구들의 생일파티에도 가지 못해 힘들어하고 있다는 호소를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는 상황에 연예인들만이 다른 세상을 살고 있다는 것.
앞서 이태원 유흥업소를 방문하고도 거짓말로 일관해 온 방탄소년단(BTS) 정국, 아스트로 차은우, NCT 재현, 세븐틴 민규 등 ‘이태원 아이돌’부터 이번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연예인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더욱이 이들 가운데 대다수는 코로나19 의료진을 위한 ‘덕분에 챌린지’까지 참여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일탈 행위로 “챌린지의 의미도 모르고 그저 SNS에 올리기 위해 사진만 찍은 게 아니냐”는 비난까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분위기가 가장 심각했던 지난 3월에는 SNS 여행 인증샷을 올렸던 유명인들이 질타를 받은 바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요구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들만의 ‘힐링’을 즐기겠다는 명목으로 지역을 누볐던 유명인들은 결국 사과문을 올리거나 SNS를 비공개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숨 죽여 왔다. 이런 와중에 또 다시 연예인들의 일탈 논란이 불거지면서 대중들의 분노가 다시 한 번 터진 셈이다.
한편, 이번 논란의 시발점이 된 사진을 올렸던 유명 쇼핑몰의 대표는 현재 SNS를 비공개로 돌린 채 해명을 요구하는 네티즌들의 댓글을 삭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